대구와 광주 국립과학관 건립공사가 마무리돼 개관만 남겨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간 운영비 분담 문제가 1년째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국립과학관은 총사업비 1160억원이 투입돼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내 11만7356㎡ 부지에 최근 건립됐다. 과학 관련 일부 전시물도 들여놓은 상태며 개관만 앞두고 있다.
광주과학관은 광주시 북구 오룡동 첨단과학산업단지 9만 9만8248㎡ 용지에 건립 중이다. 총사업비는 848억원이며 이 가운데 국비가 594억원, 시비 254억원이 들었다. 광주과학관은 내년 4월 완공예정이다.
하지만 국립과학관 운영에 쓰여질 운영비 분담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한 해 운영비(78억원 예상) 중 40%를 지자체가 부담해야한다는 주장이지만 대구시와 광주시는 전액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운영비 분담 문제가 조금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초에는 운영비 갈등으로 정부가 과학관 건립비를 지원하지 않아 공사가 반년 가까이 중단되기도 했다.
대구시는 과학관 연간 운영비의 40%를 부담하면 매년 30여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시 재정상 어렵다는 주장이다.
광주시도 최근 광주시의회 감사결과 광주과학관의 연간 손실액이 80억~9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전액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 같은 갈등은 과학관 건립초기 건립비만 정부와 지자체가 7대3으로 분담하기로 협의했지, 운영비 분담 여부는 논의하지 않았기에 불거졌다.
국립부산과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는 대구와 광주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할 방침이다. 부산은 당초 과학관 운영비의 40%를 부담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
지역 과학계는 지역 요청으로 과학관 건립이 추진되고 관람객이 지역민이기 때문에 수혜자 부담 원칙에 따라 지자체가 일정부분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동운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본부장은 “지역민이 수혜자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전향적인 자세로 운영비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개관 후 관람객 유치 등 과학 대중화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한편, 대구시와 광주시는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과학관육성법 개정에 따라 별도법인을 설립한 뒤 이르면 내년 4월 과학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