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원 특허청장의 `특허외교`가 빛을 발했다. 국제무대에서 특허청이 제안한 의제가 잇따라 관철되는 등 확실한 리더십을 확보했다. 이는 `세기의 특허전쟁`으로 불리는 삼성과 애플 특허전으로 우리나라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발맞춰 특허청이 글로벌 특허 무대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 점도 주효했다.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 발언권이 세지면서 특허 위상도 크게 높아진 것이다.
김 청장은 국내 보다 해외 일정이 바쁠 정도로 국제 특허무대에서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당장 이달에 독일 뮌헨에 있는 유럽특허청(EPO)을 방문한다. 베누아 바띠스텔리 유럽특허청장과 회담한다. 이어 곧바로 오스트리아 빈을 찾아 프리디리히 뢰들러 오스트리아 특허청장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김 청장은 유럽특허청과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유럽특허청의 특허 정보를 국내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한다. `유럽특허조약(EPC) 룰(Rule) 141조 2항`에 대해서도 서로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PC 조항 합의가 이뤄지면 국내 출원인이 유럽 특허청 출원 시 서류 제출 의무 부담을 줄여 출원인의 편의가 크게 높아진다. 오스트리아 특허청과는 `특허심사하이웨이`를 체결해 국내 출원인이 특허를 출원할 때 조기에 취득하는 게 가능해진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달 중국 강소성 우시에서 한중일 3국 특허청장 서밋을 주도했다. 이 자리에는 티엔 리푸 중국 지식산권국장, 후카노 히로유키 일본 특허청장 등이 참석했다. 3국 심판전문가 회의를 구성키로 합의했으며 미국·유럽 등 선진 5개 특허청(IP5) 공동대응을 위해 3국 협의체도 결성키로 의견을 모았다. 김 청장은 “우리 측에서 제안한 의제 대부분에 합의를 이뤄 리더십을 확보했다” 며 “특히 3개청 심판전문가 회의 구성으로 불필요한 특허 분쟁을 방지하고 3국간 협력으로 글로벌 지재권 이슈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한중일 특허청장 회담과 별도로 중국 상표청장인 푸 샹지엔 공산행정관리총국 부국장(차관급)과 면담을 열고 사용자그룹이 참여하는 상표 포럼 등도 신설키로 했다. 이어 최근에도 JW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요하네스 위차드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차장 등을 초청해 `2012 국제 지식재산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국내외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허청 지재권 외교 주요 성과
* 한중일 3국 심판 전문가 회의 구성(2012년 11월7일)
* 선진5개 특허청(IP5) 3국 협의체 구축(2012년 11월7일)
* 한중심판원장 회의 정례화(2012년 11월6일)
* 유럽-한국 특허 정보 교환 양해각서 체결(2012년 12월3일·예정)
* 유럽특허조약(EPC) Rule 141조 2항 적용 합의(2012년 12월3일·예정)
* 한-오스트리아 `특허심사 하이웨이` 체결(2012년 12월5일·예정)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