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공공정보화 대상]심사평/김상욱 심사위원장(충북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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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시스템은 일거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다.`

2012년 공공정보화 대상 출품작들은 이 금언이 사실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정보화 경진대회에 참여한 기관은 중앙 13개, 지방 16개로 작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더욱 진전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현장실사를 추가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이러한 결과는 일관된 정책 하에 지속적으로 공공정보화를 추진한 정부의 노력과 현장 공무원 등 관계자들의 능동적인 호응과 열정이 빚어낸 것으로,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최근 2년 연속 1위를 지켜낸 쾌거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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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심사와 현장실사, 그리고 공개발표에 이르기까지 3단계 경쟁으로 최종 11개의 수상작이 결정됐다. 이들 면면을 보면 정보화 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전형을 읽을 수 있었다.

첫째, 시스템이 상당히 지능·고도화되고 있다. 위치 기반의 지리정보를 전통적 행정 혹은 공공정보와 융합하려는 시도를 볼 수 있었다.

둘째, 업무 프로세스의 단절을 없애고 서비스 중심의 정보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 공유, 유비쿼터스 정보기술과 스마트 단말 등을 활용한 프로세스 외부 확장을 도모하는 추세가 가시화됐다.

셋째, 일상적 거래처리(OLTP)에서 분석처리(OLAP) 중심으로 정보처리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기관별 취약 부분을 찾아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업무 비효율을 제거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긍정적인 현상은 정보화과정을 거치면서 얻은 학습효과의 산물이다. 우리가 공공부문에서 정보화의 선도적 위치를 보다 공고히 하려면 몇 가지 근본적 전환이 요구된다. 우선 정보시스템을 일종의 제품으로 바라보는 `제품중심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보시스템은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일 뿐 효용가치는 이용시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기획·설계·개발·사후관리에 이르는 정보시스템 수명주기의 출발점은 제공자가 아니라 이용자라야 한다. `서비스중심 논리`를 적절히 구현하기 위해 이용자를 업무 프로세스의 중요한 피드백 수단으로 편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목되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은 그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용집단을 아우르는 프로세스의 외부 확장이 요구된다. 그동안 정보화는 내부지향적 행정중심 프로세스에 제한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이 아직도 정보화 성과를 기대만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행정프로세스가 시작되기 이전의 단계에서 준비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임을 유념해야 한다. 국민 생활공간과 공공기관의 사무공간이 일원화된 프로세스를 구현하기 위해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의 응용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공공행정의 패러다임 전환과 공공정보의 관리범주도 확대돼야 한다. 요구에 반응하는 수동적 행정에서 알아서 제공하는 능동적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패러다임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각종 사물의 위치와 속성, 속성의 상태변화 정보까지 관리의 범주에 포함돼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유지돼온 서식(대장) 중심의 데이터 관리에서 탈구조화된 속성 중심의 관리방식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진정한 `디지털화`의 근본이며 `빅데이터` 시대를 대비하는 요소기도 하다. 끝으로 공공정보화 대상 경진대회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회성 행사로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공공정보화의 특성과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정책수단을 모색하는 시금석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상욱 심사위원장(충북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sierra@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