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이노베이션리더 / 김용덕 씨앤앰 상무

디지털 방송 가입자가 145만명을 넘어선 씨앤앰은 `데이터 과학`이 바꿔놓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미래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화제다. 빅데이터를 똑똑하게 활용해 경영환경을 바꾸고 있는 SO업계 얼리어답터로도 꼽힌다. 지난 5월 상용화한 스마트 셋톱박스를 비롯해 업계 최초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국내 첫 인메모리 기반 보안 관제 시스템 도입 등 IT와 연관된 `업계 최초` 타이틀도 여럿이다.

Photo Image

김용덕 씨앤앰 정보전략실장(상무)이 이끄는 씨앤앰의 데이터 경영은 실시간 손 안에서 과거와 미래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혁신에서 시작됐다.

◇가입자 늘고 데이터는 폭증…DW 혁신의 시작

2006년 수도권 15개 SO의 단일 법인화를 이룬 씨앤앰에게 사업자 마다 제각기 쌓인 가입자 데이터는 골칫덩이였다. 수많은 디지털·아날로그 방송 가입자의 유입과 탈퇴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통합 요구가 처음 불거진 것은 바로 이 때다.

이를 계기삼아 DW 프로젝트로 대변되는 데이터 혁신 프로젝트는 2007년 구축한 가입자관리시스템을 기초로 2008년 시작됐다. 김 상무는 “과거 자료의 정합성 문제가 가장 컸고 자세한 정보 없이 가입자로 등록된 경우도 있는 등 데이터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한 해가 소요됐다”고 기억했다. 정식 DW 시스템 구축이 2009년에야 시작된 이유다.

김 상무의 DW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됐다. 첫 번째는 사용돼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 세 번째는 운영과 유지보수 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 초기부터 LG데이콤 등에서 수많은 데이터와 싸워온 김 상무의 내공이 쌓여 도출된 방향이다. 툴은 MS 오피스와 연동 등을 고려해 SAP의 비즈니스오브젝트(BO)를 선정해 프로젝트는 진행됐다.

개발은 최대한 자체 인력이 직접 했다. 외부 도움 없이 직접 수정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했다. 김 상무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전담 혹은 계열 IT아웃소싱 업체가 없고 자체 인력으로 프로젝트를 해야 하다 보니 여러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모바일 시스템을 비롯해 가능한 자체 개발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개발 방식은 단계적 접근법을 적용했다. 김 상무는 “영업 실적과 콜센터 등 단계적 개발을 했다”며 “수정도 나눠서 하고 사용자들도 쓰면서 배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W 시스템이 구축되자 가장 기뻐한 것은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이다. 가입자 현황뿐 아니라 셋톱박스 보유 현황과 입고·검사 대기 현황이 한 눈에 들어오고, 지점과 기사별로도 볼 수 있게 됐다. 김 상무는 “지점 기준으로 물량이 적은 곳과 많은 곳을 파악하고 물류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면서 “과거에는 한 달치나 일 년치 보던 것을 전년도 당월과 올해 당월치 비교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시간 경영` 역량 강화…보안 대응도 실시간 가능

데이터 혁신 활동 효과를 높인 씨앤앰의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는 전사적으로 추진됐다. 관리자들은 DW 정보를 모바일로 볼 수 있는 모바일 BO 시스템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현장 기사들은 PDA로 업무를 한다. 기사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가입자관리시스템(CONA) 시스템도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씨앤앰에서 직접 개발했다.

초기 아이패드를 통해 모바일 DW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지사장들과 마케팅 팀장 등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탐색기인 `SBO 익스플로러`를 통해 DW 정보를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파악하면서 업무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중이다. 김 상무는 “자연재해 때 해외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하고 한국 기업들은 다 출근했듯이 모바일 업무는 기기 자체 보다 마인드와 문화가 더 중요하다”며 “기술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사용자들이 모바일 업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보안`에도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한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인메모리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침해 대응 시스템` 구축이다. 누가 어떤 시스템에 얼마나 접속하고 공격당하는 지 등 각 운영 시스템에서 수집되는 5테라바이트(TB) 규모 대용량 로그에 대한 수집과 관리를 실시간 수준으로 가능케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제다.

문제는 속도다. 김 상무는 “아침에 출근하면 지난 밤에 무슨 공격이 있었는지, 혹은 어떤 일이 있는지 가장 궁금한 데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가 최대 고민이었다”며 “방화벽 등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량의 로그를 다 분석하거나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상무가 생각해 낸 해결책은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인메모리 기술이었다.

올 하반기 SAP의 인메모리 `하나(HANA)` DB를 도입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로 마케팅과 경영관리 영역 등에 적용되는 인메모리 기술이 보안에 첫 적용된 사례다. 방화벽에서 나오는 로그, 침입방지시스템에서 나오는 트래픽 등 다양한 로그가 분석 대상 빅데이터다.

김 상무는 “컴플라이언스 준수도 하면서 로그 관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이면 낮, 밤이면 밤마다 일어난 공격을 5분에서 10분 단위로 파악해 아침이면 알 수 있고 대응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HANA 기반 보안 침해 대응 시스템은 연말 가동돼 내년 초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혁신은 계속된다…미래 예측력 강화

김 상무는 DW 시스템에서 가입자 순증에 따른 매출 시뮬레이션 등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간 단위 추정 매출 등을 보강하고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을 위한 미래 예측 데이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김 상무는 “사용자들의 안목도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에 맞춰서 이동성이 가미된 주간 단위 예측치와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법 개정 등에 발맞춰 컴플라이언스 역량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앞서 망분리 등 일련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스템 자체 개발 역량은 계속 강화해 나가겠단 각오다. 직원들을 외부 교육에 활발히 참여토록 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한 내부 개발자 경력과 역량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상무는 “개발자들이 스스로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기술 수준을 높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6시그마를 통한 경영혁신 활동도 이어지고 있으며 2009년부터 시작한 6시그마 활동이 지난해에 이어 7차 웨이브로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디지털 라이프를 선도하는 최고의 미디어 기업` 비전을 품고 있는 씨앤앰은 데이터 혁신으로 한발 더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김용덕 씨앤앰 상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정보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1986년 1월 한국데이터통신(현 LG데이콤)에 입사했다. 응용통신사업본부에서 근무하면서 데이터 통신 업계 다수 IT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03년 4월 한국IBM의 관계사인 SQ테크놀로지 상무를 거쳐 2008년 2월부터 씨앤앰 정보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