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스타트업 최고 전문가 한 자리에 `글로벌 벤처창업 콘퍼런스`

`명불허전, 말이 필요 없는 명품 강연과 토론이었다.`

29일 열린 글로벌 벤처창업 콘퍼런스 평가다. 국내외 스타트업 최고 전문가가 함께 한 행사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해법과 국내 벤처 생태계 평가와 해결책을 제시한 자리였다.

전자신문과 중소기업청·벤처기업협회 공동 콘퍼런스는 무엇보다 평소 보기 힘든 글로벌 연사를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존 라거링 구글 안드로이드 글로벌 파트너십 이사와 데이브 맥클루어 500스타트업 대표가 행사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첫 번째 강연에 나선 존 라거링 이사는 자신의 스타트업 시절부터 현재 구글 이사 활동까지 경험이 묻어난 이야기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라거링 이사는 대기업과 경쟁을 지나치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듯이 덩치 큰 회사는 절대 스타트업의 민첩함을 따라올 수 없다”며 “혁신은 과감한 도전에 나선 스타트업이 이끌고 대기업은 인수 등을 통해 뒤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 강연에 나선 데이브 맥클루어 500스타트업 대표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에 대해 국내에서 먼저 역량을 쌓을 것을 권했다. 현지 언어·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글로벌로 나가는 것은 너무 큰 실패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시장에 대한 색다른 접근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인구로만 시장을 접근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잠재 인구 성장률과 동일 언어 사용권, 인터넷 보급률과 온라인 비용 지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한국은 인구가 적을 순 있지만 인터넷 보급률과 온라인 비용 지출이 커 충분히 매력 있는 시장이란 설명이다.

강연 후에는 두 글로벌 연사와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가 참가한 패널 토론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해법`을 주제로 열렸다. 좌장은 강병준 전자신문 벤처과학부장이 맡았다.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라거링 이사는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마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글로벌 진출을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현지 문화와 언어에 능숙한 인재를 확보하는 등 팀 구성부터 달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권에 들 만한 매력이 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보고 자신 있다면 나가는 게 맞다”며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현지 시장 개척이 힘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선 이밖에 우리나라 선순환 생태계 구축 방향과 실리콘밸리 성공 비결, 대기업의 벤처 인력 빼가기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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