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 소송에서 10억5000만달러 배심 평결을 이끌어낸 핵심 디자인 특허 유효기간을 단축하는 데 동의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애플 디자인 특허 2건이 거의 유사하다며 특허 무효를 주장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12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 677 특허 유효기간을 단축한다는 `권리포기(terminal disclaimer)`를 미 특허청에 제출했다.
677특허는 삼성전자 애플 소송 핵심 쟁점이었던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를 가진 아이폰에 관한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평결 후 애플 디자인 특허 677은 이중특허(double patenting)라며 무효를 주장했다. 또 다른 디자인 특허 087과 너무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애플은 677특허 유효 기간을 더 일찍 출원한 087특허 기간과 같게 하는 `권리 포기`로 맞섰다. D677특허 유효기간은 16개월이 단축되지만 그대로 유지된다. D087특허는 2007년 7월에 출원돼 2027년까지 유효하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삼성이 평결 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주장들이 법정에서 반영될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삼성은 불충분한 증거로 논증하며 판사도 배심의 평결을 수정해야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긴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삼성이 배심원 평결 이전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면 배심원들의 배심액 산정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D677 특허가 무효화된다면 판사가 이 특정 특허를 얼마나 높게 평가할지는 분명치 않지만 애플에 실질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지식재산권 컨설팅 기업 테크아이피엠 이근호 대표는 “권리를 포기해도 677특허와 087특허는 그대로 살아있고 유효기간만 선행특허 만료 시 소멸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특허 무효화 시도를 방어한 것이지 애플이 권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677과 087 특허가 만약에 같은 발명에 대한 특허라면 평결은 문제가 있으며 이 사항이 법원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