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팹리스-파운드리 협력 모델로 `오픈 IP` 제안

SK하이닉스가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상생 협력 방안으로 `오픈 설계자산(IP)` 개발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기존에 개발한 IP를 팹리스나 IP은행이 공급받아 파운드리와 공동 개발해 제조사에 공급하자는 식이다.

22일 SK하이닉스는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조찬포럼에서 `파운드리-팹리스` 협력 모델로 오픈 IP를 통한 생태계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팹으로 전환한 청주 M8 라인의 사례를 들며 전환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설계자산(IP) 확보`를 꼽았다. 이 회사는 그동안 필요한 국산 IP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IP 국산화를 위한 에코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국책과제 참여기관 및 국내 IP 공급사에서 IP은행(KIPEX)과 팹리스 기업이 IP를 받아 파운드리와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유경동 SK하이닉스 상무는 “대학과 KIPEX 등이 개발한 수많은 IP가 제대로 쓰이지 못한다”며 “제조사는 국내 팹리스 기업의 제품 포팅을 통해 부품 국산화가 가능하며 이는 외부에서 구입해 오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인 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차량용 반도체는 현재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팹리스는 없는데, 관련 IP를 모아 하나로 만들어 놓으면 발전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이는 대만 TSMC나 UMC의 초창기 성장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디스플레이드라이버칩(DDI)과 터치스크린컨트롤러(TSC) 사업을 이 같은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문기 연세대 교수는 “팹리스가 값싼 비용으로 파운드리에 칩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더 빠른 방법”이라며 “팹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면 IP 원저자가 더욱 적극 나서 IP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상무는 “기존 IP를 응용하자는 제안이며, 파운드리디자인지원(MPW)을 주저하는 것은 아니다”며 “IP를 디자인해 진입하고자 하는 회사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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