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업체 AT&T가 애플의 무료 영상 통화 `페이스타임`을 모든 네트워크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다시 바꿨다. 아이폰 이용자 비율이 높은데다 연방법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이통사가 가입자 확보 경쟁으로 인해 망중립성 논란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 됐다.
22일 씨넷, 슬래시기어 등은 AT&T가 모든 아이폰, 아이패드 이용자에게 페이스타임을 3G는 물론 LTE 통신망에서도 쓸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페이스타임은 그간 이통사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기존 와이파이 네트워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iOS6 업데이트 이후 통신 네트워크 이용도 가능해졌기 때문. 이통사들은 페이스타임 통신망 이용에 크게 반발했다. 영상통화는 대용량의 트래픽으로 인해 통신망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과금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지난 7월 AT&T는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페이스타임은 고객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가입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해 반발을 샀다. 당시 AT&T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iOS6 베타3` 버전을 업데이트하면서 페이스타임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기본 설정을 바꿨다. 페이스타임을 사용하려면 AT&T 고객센터에 연락하도록 하거나 개인용 핫스폿 설정에 아예 페이스타임을 꺼뒀다.
인터넷 법률에 관한 비영리 단체인 퍼블릭 놀리지는 즉각 성명을 내고 “AT&T 발표는 연방법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공개인터넷법`에 따르면 이통사는 통신사의 서비스와 경쟁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막을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AT&T 측은 모든 아이폰 이용자들은 여전히 와이파이를 이용해 페이스타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이용자는 3G와 LTE를 포함한 무선 데이터 환경에서도 과금 없이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T&T의 이번 입장 변화로 인해 미국 주요 이통사 모두 페이스타임을 허용하게 됐다. 아이폰 가입자를 조금이라도 더 유치하려는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존 치코니 AT&T 법무담당 총괄은 “AT&T는 다른 통신사보다 아이폰 이용자 비율이 높다”며 “이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로 AT&T는 애플의 정책에 크고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