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투입됐던 산업용 로봇이 최근에는 임금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등 인구역학적 이유가 더해지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홍콩의 노동단체인 중국노동회보의 지오프 그로탈은 “길거리에서 놀던 어린 노동자들이 속속 공장으로 향하고 있다”며 “유휴 노동력이 많지 않아 임금은 오르고 공장들은 이들을 숙련시키는데 비용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생산자동화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크프루트의 국제로봇연합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까지 연간 3만2000대의 산업용 로봇을 구입하며 최대 로봇 수요국이 될 전망이다. 구드룬 리젠베르거 총재는 “중국은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로봇 시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글로벌 로봇 이용 랭킹에서 하위에 머물고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에서 노동인구 1만명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수는 21대다. 글로벌 평균이 55대, 일본은 339대인 것에 비하면 현격하게 떨어지는 수치다.
최근 애플 협력사인 팍스콘은 향후 3년간 1만대에서 10만대까지 로봇 수를 늘릴 것이라고 발표한 것은 새로운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당시 테리 구 팍스콘 CEO는 “용접, 분무 등의 공정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로봇산업 규모 1위 지역은 상하이다. 약 70억 위안에 달한다. 세계 로봇 산업 분야 1~4위 업체인 ABB, FANUC, KUKA, 야스카와 등은 이미 상하이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들과 경쟁하는 중국 업체들은 조만간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상하이의 시아선(SIASUN) 로봇 앤 오토매틱스 업체는 “중국은 자국 제조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방안으로 점점 더 로봇 활용을 권장할 것”이라며 “조만간 상하이 지방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똑똑한 농부`로 소개된 로봇은 땅을 갈거나 씨를 뿌리는 등에 사용된다. 샹동의 한 레스토랑에는 12대 로봇이 서빙을 한다. 올해 3월에는 한 로봇이 요리에 나온 면을 잘라주는 작업을 해 화제가 됐다. 레스토랑 주인인 퀴 룽우안은 “단순 노동은 점점 더 로봇에게 맡겨질 것”이라며 “중국에서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은 많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