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산업은 IT융복합화 시대에 적합한 미래소재산업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핵심 세라믹 소재를 대부분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일 적자가 52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국내 세라믹 산업은 취약합니다.”
취임 5개월째를 맞은 김민 한국세라믹기술원장은 “금속·화학 등 다른 소재산업에 비해 세라믹 산업에 대한 국내 산업계 인식이 아직은 높지 않다”며 “향후 첨단 세라믹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카·차세대 반도체·로봇·항공 우주 등 산업을 불문하고 앞으로 첨단 세라믹 소재가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 원장은 늦었지만 지난 2009년 정부가 `첨단세라믹산업발전전략`을 수립해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민간기업들도 2차전지,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 등 핵심 세라믹 소재 R&D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세라믹 산업이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원장은 국내 세라믹 산업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세라믹기술원이 먼저 변해야한다고 얘기했다. “기업속으로 파고 들어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우리나라는 소재 부품을 필요로 하는 수요산업에 세계적 일류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잘 활용한다면 첨단 세라믹 분야 원천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김 원장은 취임 이후 ETRI·기상연구소·철도기술연구소·다이텍·생산기술연구원·국방과학연구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문기관들과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래야 융복합화 추세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25개 기관 및 기업 연구소들과 제휴 또는 협력 관계에 있다며 향후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세라믹 분야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마케팅·금융·기술·경영 컨설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히든 챔피언 육성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데, 앞으로 지원 대상 기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정부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2014년 진주로 이전한다. 김 원장은 “진주로 이전하면 노후된 연구장비와 시험분석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해 연구 및 시험분석 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관련 예산 확보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주 본원에 이어 강릉, 목포 등 지역을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강릉에는 세라믹 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잠재력이 크다”면서 강릉 세라믹소재사업단·목포 세라믹산업종합지원센터·진주 본원을 잇는 세라믹 산업벨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되고 국내 수요기업들의 신규 투자 및 세라믹 중소기업과 협력이 잘 이뤄지면 오는 2020년경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첨단 세라믹 산업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