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을 쏴라.`
전자책 업계가 “타도 아마존”을 외친다. 전자책이 `돈 되는` 산업으로 성장하자 시장을 선점한 아마존이 `공공의 적`이 되는 모습이다. 출판사에서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아마존을 걸고 넘어진다.
먼저 움직인 것은 출판사들이다. 지난달 말 합병을 발표한 펭귄북스와 랜덤하우스가 대표적이다. 두 업체 합병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세계 영문 도서 출판량의 25%를 점유하는 초대형 출판사가 탄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몸집을 불려 아마존과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했다.
출판회사 전문 컨설팅 업체인 아이디어로지컬컴퍼니의 마이크 샤츠킨 최고경영자(CEO)는 “합병을 통해 두 업체는 아마존과 더 나은 조건에서 협상할 수 있게 됐다”면서 “유통업체와 협상할 때는 덩치가 최고의 무기”라고 말했다.
출판사들의 짝짓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른바 `빅 식스(Big6)`로 불리는 대형 출판사들이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셰트와 하퍼콜린스, 맥밀란, 사이먼앤드슈스터가 빅딜에 나설 수도 있고 이들이 중소 출판사를 흡수하는 형태를 띨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당장은 전자책이 종이책의 상대가 못 된다. 그러나 성장률은 빠르다. 미국출판협회는 최근 조사결과에서 올해 미국 내 전자책 콘텐츠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50%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PwC에 따르면 2016년이면 미국 전체 도서 판매량의 절반을 전자책이 차지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미국 오프라인 서적 판매량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전자책 콘텐츠 시장에선 60%를 점령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자책 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이처럼 전자책 시장에서 절대적 존재감을 자랑하면서 경쟁 업체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자책 가격과 전자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포맷 경쟁도 뜨겁다. 지난주 반스앤드노블은 전자책 단말기 누크를 영국에서 79파운드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나온 독일 `Txtr`라는 업체는 9.9유로라는 파격적 가격에 단말기를 내놓기도 했다. 아마존 킨들파이어HD 16GB 모델이 19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가격이다. 반스앤드노블과 Txtr는 전자책 업계의 오픈 플랫폼 격인 이퍼브(ePUB) 포맷을 사용해 독자 포맷을 사용하는 아마존을 겨냥했다. 아마존 킨들은 이퍼브 파일로 된 전자책 콘텐츠를 읽을 수 없다.
여기에 영국 슈퍼마켓 체인인 세인스베리가 지난 6월 전자책 콘텐츠 유통업체 어노비(Anobii)를 인수했고, 9월에는 테스코가 13만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한 몹캐스트를 인수하는 등 전통적 유통업체들까지 아마존을 겨냥하고 나섰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