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012~2013년 이동통신전화망 상호접속료에 대해 통신 3사 간 차이를 두는 `차등정책`을 유지한다. `2013년부터 단일 접속료를 시행하겠다`는 지난 2010년 12월 결정을 번복한 셈이다. 이 방침에 따라 연 3조원이 넘는 접속료 시장에서 통신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11일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는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개정안` 중 2012~2013년 이동통신 전화망 상호 착신 접속료에 대해 통신 3사 간 차이를 두는 차등 정책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방통위가 2012~2013 접속료에서 차등을 폐지하지 않기로 방향성을 정했다”면서 “차등 수준에 따른 세부 금액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전화망 상호접속료는 서로 다른 통신사가 통신망을 상호 연결할 때 발신 측 사업자가 착신 측 사업자에 지불하는 통신망 이용대가다. 이를테면 SK텔레콤 가입자가 KT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면, SK텔레콤은 2011년 KT의 착신접속료인 1분당 31.75원을 KT에 지급해야 한다.
접속료는 2년 단위로 방통위가 원가와 경쟁상황 등을 평가해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정해 고시한다. 정부는 후발 이동통신 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유효경쟁정책`으로 접속료 차등 정책을 시행했다. 2011년까지 LG유플러스 접속료가 가장 높고 SK텔레콤이 가장 낮았다.
접속료 차등 폭은 매년 좁혀졌다. 차등 정책을 유지하더라도 당초 단일 접속료까지 고려했던 만큼 3사 간 차등 폭은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0년에 2013년부터 단일 접속료를 시행하겠다고 의결한 것을 뒤집는 것이어서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방통위는 이동전화 접속료를 포함한 유·무선 전화망 접속료 재산정 방식 등을 정한 뒤 이를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반영해 개정을 추진한다. 이르면 이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받고, 방통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이창희 방통위 통신경쟁정책과장은 “2010년에 단일 접속료 방침을 정한 것은 맞지만, 결정이라기보다는 정책 방향성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2012~2013 이동통신 접속료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논의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해 통신 3사가 지출한 접속료는 SK텔레콤 1조2640억원, KT 1조1150억원, LG유플러스 6708억원으로 총 3조원이 넘었다.
※ 이동통신 접속료 현황(단위:원)
자료 : 방송통신위원회
권건호·황태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