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투자자, 한국 재벌개혁에 주목해야"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등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한국의 재벌개혁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거대기업과 맞서고 있는 한국`이라는 칼럼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에서 소수 가족이 운영하는 재벌 대기업 개혁이 도마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3년래 경제성장률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가처분 소득의 150%에 이를 정도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점, 내수침체로 생존의 기로에 선 중소기업이 급증했다는 점 등을 재벌 대기업 개혁론의 등장 배경으로 FT는 설명했다.

FT는 “한국 자본시장에서 재벌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 개혁론 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대표적인 재벌로 삼성전자를 지목했다. 시가총액이 1900억달러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한국 코스피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부품 등을 공급하는 삼성 계열사도 코스피의 7%를 차지한다. 이밖에 현대와 LG도 코스피 비중이 각각 13%와 7%에 달한다.

FT는 한국에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처럼 크지만, 재벌의 불투명한 경영환경 때문에 한국 증권시장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하게되면 경쟁력 있는 외부 기업의 입찰 참여 등을 배제하면서 결국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인식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한국 주가는 아시아 지역 다른 나라와 비교해 30% 저평가돼왔다.

FT는 불과 5%의 지분으로 계열사를 통해 18%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삼성가를 예로 들며 이 같은 재벌 지배가 계속되면서 한국에서 다른 대기업의 성장이 방해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10년간 새로 등장한 업체 가운데 대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NHN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FT는 “재벌을 개혁하려는 정치적 시도가 너무 지나치다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라면서도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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