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이 `양날의 칼`이 됐다. 미래 성장을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적자가 지속되면서 `버티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인 한화솔라원과 큐셀의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세계 3위(태양전지 기준)의 태양광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덩치가 클수록 적자폭만 늘어나는 현재의 시황이 부담이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자회사의 영업 강화로 재고부담을 덜고 업황 회복시기까지 대기업 체력을 바탕으로 `버티기`에 주력해 승자독식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얼마나 버틸까
한화케미칼은 최근 독일 태양광기업 큐셀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 했다. 한화케미칼은 본격적인 영업으로 큐셀 실적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당분간 적자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4분기부터 큐셀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한화솔라원과 더불어 태양광사업 분야에서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한화솔라원은 지난 2분기 약 450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 실적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4분기 유화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아 기존 주력사업과 신규사업 분야에서 모두 고전이 예상된다. 폴리실리콘 생산이 본격화되는 내년 연말이 사실상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는 ㎏당 약 20달러 초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 현재 ㎏당 16달선을 유지하고 있는 폴리실리콘 가격과 자기물량으로 소화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 물량이 줄어드는 삼중고에 직면하게 된다.
◇승자독식으로
큐셀과 한화솔라원이 당분간 적자 경영을 지속한다는 예상은 한화케미칼 태양광사업 시나리오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다. 빠른 시일 내 적자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화솔라원이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한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일부 프로젝트에서 한화솔라원의 모듈 가격이 와트당 0.6~0.7달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메이저기업으로는 업계 최저치에 해당한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발전소(설치·운영)를 총괄하는 시스템 사업부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시스템 사업이 본격화 될수록 자사 물량 소화 능력이 커지기 때문에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화솔라원은 3분기 적자폭을 전분기의 약 50%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이해 또한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GRM리서치는 2015년까지 현재 태양광 기업의 60%가 파산 또는 인수·합병된다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캐내디언 솔라, JA솔라, 선파워, 트리나 솔라, 잉리 그린에너지 등 일부 기업만이 살아남아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한화케미칼 또한 영업능력과 자금 동원능력의 우수성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