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에 정치쇄신 및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라는 대선 최대 변수에 맞설 어젠다 선정에 부심하고 있다.
문 후보는 29일 선대위 회의에서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중앙당 폐지 등 안 후보의 정치쇄신안을 비판하면서도 토론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우리 측이 제시한) 정치혁신 방안이 안 후보 측 정치혁신 방안과 차이를 보였다”며 각을 세우면서도 “정치혁신을 공통분모로 단일화 접점을 찾아 폭넓고 건강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최고위원은 안 후보 측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단일화의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하며 압박했다.
박 위원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다음 주에 후보 단일화 협상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협상 타결의 마지노선을 11월 중순으로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의 토론 제안과 관련, “안 후보가 3자 회동 제안을 했고 정치혁신안을 내놓은 이후 각 정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새누리당도 결합된다면 3자가 모여 합의할 수 있다”고 3자 회동으로 방향을 돌렸다.
박선숙 선대본부장도 문 후보 측의 투표시간 연장 공조 제안에 대해 “여야 간 합의로 당장 선거법 한 줄만 고치면 된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면서 “저희는 일단 국민과 함께 선거법 개정 촉구 국민운동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문 후보와 안 후보측이 정치쇄신과 단일화 이슈로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자 박근혜 후보측은 어젠다 재정립에 부심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인혁당과 정수장학회 문제 등의 과거사 논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대선 국면에서는 오히려 뒤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어젠다 선정에서 밀리는 듯한 어려운 상황의 타개를 위해 박 후보가 `개헌 카드`를 꺼내 야권 후보의 목소리를 눌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