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미래다]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나는 버스디자이너다"

“최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즐겁고 자유로운 문화 자체가 스타트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는 강박을 가진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한 곳이고 즐겁고 자유로운 문화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습니다. 원칙 위에 세운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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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새싹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동료 스타트업에게 성과에 초점을 맞춘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로운 문화도 중요하지만 원칙이 없다면 조직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조직은 지속력을 가질 수 없고 결과적으로 직원에게 어떤 자유로움도 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3회 새싹포럼 강연은 특별하게 진행됐다. 새싹포럼 멤버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동료 스타트업 대표 앞에 강연자로 나섰다. 김 대표 강연은 평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동료 스타트업 요구로 이뤄졌다. 너무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가까이서 닮고 싶은, 스타트업 현장에서 함께 성공을 향해 힘찬 행군을 하고 있는 동료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김 대표는 이미 많은 스타트업이 닮고 싶은 롤 모델이었고 유머 있고 경험이 묻어난 강연으로 동료 스타트업 기대에 부응했다.

유료 광고주 2만명, 월 매출 5억원, 20억원 투자 유치 등 모범적인 성공 사례를 쓰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이지만 김 대표 역시 창업 실패가 있었다. 실패 원인을 찾고 성공 역량을 쌓는데 책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창업에 실패하고 원인을 찾는 제게 누군가 이렇게 말했어요. `책 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 어떻게 성공을 하겠어`라고. 느껴지는 바가 있어 그때부터 열심히 책을 읽었죠. 책을 통해 지식의 깊이를 더했고 실제 창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당시 아내가 생활비에 관계없이 책값은 무제한 지원해줬어요. 그래서 저도 직원들에게 책 구입비를 만큼은 제한 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모든 직원에게 종류와 금액에 상관없이 책 구입비를 무한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이 아무리 많이 책을 사도 절대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좋은 회사 조건으로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회사를 꼽았다. 방법은 회사 비전만이 아닌 직원 개인 비전도 실현하는 것. “직원과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많이들은 말이 `존중받고 싶다`와 `소통하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복지가 답이었고 실현 방법은 직원 비전을 회사가 실현해 주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아한형제들에는 버킷리스트가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모아 하나하나 실현하다보니 회사의 직원 만족도와 자부심도 높아졌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을 버스 디자이너로 규정했다. `좋은 경영자는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먼저 생각하고 버스에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먼저 적합한 사람을 태우고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한다`는 미국 경영컨설턴트 짐 콜린스의 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직원이 편하게 버스를 타고 갈 수 있게 노력하는 버스 디자이너가 내 역할”이라며 “적절한 사람들과 비록 중간에 방향이 바뀔 지라도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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