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서비스가 달라진다] 한류 콘텐츠 보호-활성화 두 토끼 잡는 저작권 서비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김마루 마로소프트 대표. 김 대표는 지난 2009년 전주 지역 버스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폰 앱 `전주버스`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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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주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박광진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오른쪽)과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이 `찾아가는 저작권 종합서비스 전북 지원센터` 설치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을 때 마침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을 보고 모바일 앱 개발에 나섰다. 전북대 컴퓨터공학과 동기들과 함께 처음 만든 앱이 바로 `전주버스`다. 김 대표는 “대중교통 사용자가 많은 대도시를 겨냥한 `서울버스` 앱 등에 비해선 큰 인지도를 얻지 못 했지만, 국내 대중교통 정보 앱으로선 가장 초창기에 나온 서비스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앱 개발에도 저작권 지식은 필수=추운 날 여자친구가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안타까워서 만든 이 앱은 15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주시 인구가 70만명에 못 미치는 사실을 생각하면 적잖은 성과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정식 창업해 전주정부문화산업진흥원에 입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주버스` 앱 서비스에 한창이던 때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지역 버스 정보를 제공하는 다른 앱이 등장했고, 그 회사가 김 대표에 연락해 “버스 노선 저작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 것. 김 대표는 “지금은 전주시에서 직접 교통 정보를 제공받을 정도로서비스가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엔 겁부터 더럭 났다”며 “인터넷 검색으로 자료를 찾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공정보인 대중교통 운행 정보를 바탕으로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사업이라 저작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정보인지, 어디까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속시원히 물어볼 곳도 없어 더 답답했다.

김 대표는 “앱 개발 아이템을 잡아야 하는데, 어떤 정보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걱정 없이 개발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톱 저작권 서비스 열렸다=김 대표의 고민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한국저작권위원회와 손잡고 원 내에 전북 지역 저작권종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50여개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입주 기업과 기타 지역 기업에 저작권 관련 정보와 상담을 제공한다. 100여 곳에 이르는 지역 1인 창조기업들도 저작권 관련 궁금증을 해결하고 부담 없이 저작권 자원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 지역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에 유용할 전망이다. 한국 전통 문화의 숨결이 살아있는 전주는 한지·한옥·서예 등 고유 문화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과 문화 콘텐츠 분야에 강점이 있어 저작권 관리와 사업화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진흥원 입주 기업 중에도 한지를 활용한 LED 조명 기구를 제작 판매하는 코자인 같은 기업이 눈길을 끈다. 한글 서체나 붓글씨 등을 응용한 디자인 사업을 하는 올재커뮤니케이션 등도 기대를 모은다. 모두 저작권 관련 정보를 잘 활용해 비즈니스 위험을 줄이고 콘텐츠의 가치는 더 높일 수 있는 분야다.

박정태 올재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서예 작가의 서체를 두고 저작권 고소고발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디자인 분야에서 저작권은 민감한 이슈”라며 “이런 문제에 대해 터놓고 문의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은 콘텐츠 산업에 날개=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입주, 3D 애니메이션과 플래시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는 이창근 미니머스 대표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디자인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홍보 영상물 외주 제작을 주로 하는 이 대표는 자기가 창조한 캐릭터에 얼마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앞으로 독자 캐릭터를 개발하고 사업화하기 위해서도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발주초가 저작권 일체를 보유한다고 계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창작물이 다른 곳에 쓰이거나, 알음알음으로 일을 맡았다 저작권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 안 되는 사례도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저작권법을 꼼꼼히 따지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권리 침해를 막고 권리자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주요 지역에 저작권 상담 센터를 두고 관련 상담과 컨설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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