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은 기업 경쟁·혁신 촉진으로 충분”

“정부는 특정 산업과 시장의 구조를 결정하는 데 개입해선 안 됩니다.”

22일 스콧 스턴 미 MIT 석좌교수는 “한국 정부의 `대기업 참여 제한 정책`은 아는 바 없다”면서도 “국가 정책은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해 혁신의 부가가치와 품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하는 `2012 산업혁신 서비스 선진화 국제포럼`에 기조연설자에 참석한 스턴 교수는 “하드웨어 중심의 IT분야에 특화된 클러스터를 많이 갖고 있는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SW)나 컨설팅, 물류 등 서비스 분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 분야가 한국에서는 대부분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묶여 있어, 관련 대기업들의 서비스 업종 전환이 어렵다는 지적에, 스턴 교수는 “기존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과 기업가 정신에 기반을 둔 신생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규제로 중소기업 시장을 보호하기보다는 새로운 젊은 기업의 서비스 벤처형 창업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대선 과정에서 논쟁이 한창인 경제민주화, 대·중소기업 상생과 관련 우리나라 정치권이 참고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해법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혁신 클러스터와 관련해 스턴 교수는 “조선, 자동차, IT 등 한국의 클러스터 생태계는 세계에서도 가장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성장이 정부와 대기업 위주의 하향식이었다면, 지금부터는 `기업가 정신`에 기반을 둔 상향식 실험(창업)이 적극 장려되고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턴 교수는 가수 싸이를 예로 들면서 “한번은 우리 학생 중 한 명이 싸이를 보며 `한국 사람이 저렇게 웃고 즐기는 건 처음 본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만큼 싸이는 한국의 새로운 국가 이미지와 서비스(엔터테인먼트) 정신을 전 세계에 수출한 혁신적 기업가 정신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턴 교수는?

기술 혁신과 기업가 정신 국제 전도사인 스콧 스턴 교수는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Slo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기술혁신 및 기업가 정신 그룹 의장을 맡고 있다. 뉴욕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켈로그 경영대학원과 브루킹스연구소에 재직했다. 연방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할 때도 혁신 정책 워킹 그룹을 담당하던 골수 `혁신맨`이다. 기업가 정신 등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5년 카우프만재단이 수여하는 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메일 sstern@mit.edu를 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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