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IT기업 실적 부진과 더딘 경기 회복 흐름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줬다. IBM과 인텔, 구글 등이 저조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간 출발 장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아이패드 미니와 윈도8을 출시하는 `IT 신제품 발표 이벤트`가 국내 IT주 반등에 힘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2.25포인트(0.12%) 하락한 1941.5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장초반 지난주 미국 IT기업 실적 부진과 EU정상회의에 대한 실망 등이 겹치면서 1% 이상 하락했다. 이후 장중 외국인 선물 매수와 연기금의 주식비중 확대로 하락폭을 크게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기가 확실한 개선 조짐을 보이지 못한 탓이 강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의 기존 주택거래 실적이 두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자 시장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920선을 경계로 저가 매수하려는 외국인과 연기금이 힘을 발휘하면서 시장에 완충 역할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미국 IT기업의 3분기 실적이 부담스럽지만 글로벌 IT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IT 기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23일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하고, MS가 26일 윈도8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서피스`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국내 IT 기업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연구원은 “신제품 발표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이 국내 부품주와 스마트폰 관련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삼성전기, LG전자 등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 중이어서 관심을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윈도8 출시도 터치패널업체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재윤 키움증권 연구원은 “윈도8이 ARM 코어 기반 아키텍처로 배터리 효율성이 개선되고 슬림한 디자인 구현에 용이해 이동성이 강화되면서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돼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윈도8의 모바일PC 수요는 반도체 낸드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윈도8 채택 세트 제품의 판매 증가는 PC 중심 D램에는 중립적이지만 낸드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