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올(ALL) IP 전송장치인 `캐리어이더넷`이 국산화됐다. 캐리어이더넷은 지자체 자가망과 통신사 차세대 네트워크에 잇따라 도입되는 추세다. 외산 독점 구조가 깨지면서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SNH(대표 윤찬일)는 소형(48Gbps)·중형(96Gbps) 캐리어이더넷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약 3년간 50억원 이상 투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캐리어이더넷은 통신사, 공공기관 등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글로벌 규격에 맞춰 품질을 높이고 자체 개발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윤찬일 사장은 “중소형 장비에 이어 320Gbps급 대형 캐리어이더넷 개발도 마무리 단계”라며 “시장에 나온 글로벌 제품 가격의 50% 수준에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우리나라가 도입한 캐리어이더넷 장비는 전량 외산이다. 한국 IDC 최근 조사에 의하면 국내 설치한 캐리어이더넷 제품군의 85%가량을 중국 회사가 차지했다.
국산 상용제품이 나옴에 따라 전송장비 시장의 생존 경쟁도 시작됐다. 캐리어이더넷 개발에는 SNH를 비롯해 코위버, 텔레필드, 우리넷 등 국내 업체 상당수가 뛰어들었다. 이들 회사가 개발한 소·중·대형 장비가 연말부터 2013년 초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전송장비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활을 건 수주경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캐리어이더넷이 MSPP 등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1~2년 사이 성과가 곧 업체 생존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외산과 경쟁도 본격화한다. 국산 제품이 줄지어 나오며 시장에서 글로벌 회사 솔루션과 본격적인 비교,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브랜드, 시장 선호도가 높은 기존 외산 장비와 승부를 벌여야 한다.
국내 캐리어이더넷 시장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최대 수요처인 KT가 내년 본사업을 앞둔 가운데 SK텔레콤 등 하이브리드 형태로 캐리어이더넷 도입을 마무리지은 통신사도 업그레이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경찰청 등 공공기관 네트워크 고도화 사업에서도 캐리어이더넷 도입 바람이 거세다.
구교광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전무는 “전송 분야는 국가 기간망 핵심설비”라며 “국산 제품이 동등한 조건에서 외산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리어이더넷=통신 서비스가 음성 위주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며 차세대 전송장치로 주목을 받는 전송시스템이다. 기존 TDM(음성위주 전송체계)보다 대역폭 활용도가 높고 전체 투자 비용도 적다. 스마트폰, IPTV 등으로 급증하는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크게 줄여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