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세를 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원화강세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0원 내린 1105.5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31일 1100.00원 이후 최저치로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는 지난 5개월 동안 6.6% 절상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 절상 압력이 높아진 것은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악재로 작용한다. 국내 주식시장도 환율 1100원선이 붕괴할지 주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일은 없으며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에서 안착하기보다는 11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진다고 해도 외국인의 급격한 이탈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도도 높아져 외국인 이탈보다는 유입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추세가 지금처럼 완만하게 전개된다면 기업들이 받는 타격도 크지 않다”며 “외국인들이 매도로 급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국외생산 비율이 높은 것도 환율 하락에 따른 증시 변동을 막아줄 수 있는 요소다.
곽 연구원은 “현지화가 잘 된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 해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에 발맞춰 투자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미국 소비가 위축될 경우, 원화강세와 맞물려 한국에는 수출주 등 경기민감주의 상대적 피해가 예상된다”며 “특히, 기계류나 자동차부품의 수출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