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엔지니어링의 날/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복지의 첫걸음, 엔지니어링"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주위에서 `엔지니어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그때마다 `엔지니어링은 기획에서 설계, 감독, 유지보수까지 인프라 구축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SOC종합컨설팅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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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산업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공은 단순히 엔지니어가 제시한 설계안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일 뿐으로 사실상 엔지니어링이 SOC 구축의 핵심이다.

엔지니어링산업이 부실해 질 경우 우리사회의 기간망이 흔들릴 수 있다. 만약 설계가 잘못돼 시설물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과다 설계되면 일반국민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될 것이다.

시공사를 감독하는 감리업무가 잘못되면 또 어떤가. 성수대교 참사, 구포역 참사, 지하철 참사로 인한 인명손실과 함께 부실한 인프라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인프라구축의 기획단계인 예비타당성검토가 잘못된다면 향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설계, 시공 감리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즉 애초에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져 필요하지도 않은 시설물이 건설된다면 국가 예산낭비가 절정으로 치달을 것이다.

`머리가 나쁘면 팔다리가 고생 한다`는 옛말과 같이 머리인 엔지니어링이 부실하면 팔다리인 시공이 고생하고, 국민의 혈세가 줄줄이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국가 인프라 구축의 소금 역할을 하는 엔지니어링 엔지니어는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고 있지 못하다. 최근 대선후보 3인을 비롯한 정치권 일반은 단순 복지만을 우대하고, SOC산업을 배제하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기간망을 완벽하게 만드는 일 또한 `대국민적 복지`가 아닐까 한다. 철도, 도로, 정보통신망 등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시설이 시기에 맞게 구축되는 것 또한 우리 국민에게 아주 중요한 복지이기 때문이다.

우리 엔지니어링업계는 지난 9월 세계 엔지니어 1000명을 초청하는 FIDIC서울총회를 개최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 엔지니어들은 한국을 방문해 높은 수준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엔지니어의 노력과 창의로 우리의 엔지니어링산업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정부는 국가 인프라 구축의 두뇌역할을 하는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우리 국민이 더욱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himoon@ken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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