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허관리 경영자 측면에서 접근하자

천신만고 끝에 개발을 마친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받은 A사. 기쁨도 잠시. A사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선발 업체의 특허 공세다. 시장에 진출하자마자 특허 공세에 시달린 A사는 특허 경영을 전면에 세운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주요 지역에 특허를 출원해서 등록 받기까지 걸린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경쟁 업체의 특허 공세로 영업 실적은 바닥을 면치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연간 수천만∼수십억원에 이르는 특허 유지비용은 치명적이다. 회사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체계적인 특허 경영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내에 등록된 특허 상당수가 자금 부족 때문에 해외 출원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업보다는 연구기관이나 대학이 심각한 수준이다. 2010년 기준 상위 10개 대학의 국내외 특허출원과 등록 건수를 비교했더니 출원 건수는 국내 대비 해외가 4분의 1 수준이고, 등록 기준으로는 6분의 1에 그쳤다.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예산에 있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은 끊임없이 기술을 연구해서 특허로 실적을 내놓지만 나중에는 유지비용 때문에 특허를 포기하는 곳이 적지 않다. 국내 특허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건당 1000만∼수천만원에 이르는 해외 특허출원 비용을 부담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출원에 성공하더라도 장기간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해마다 늘어나 거대한 압력으로 다가온다.

특허를 단순한 실적으로 여기는 시대는 지났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제품이나 기술과 관련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특허로 등록해 저인망식 특허 공세를 하지는 않더라도 전략을 가지고 특허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다. 실적으로 포장하기 위한 특허는 오래 못 간다. 엄청난 유지비용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나 연구기관도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상용화할 만한 기술을 특허로 등록해야 한다. 특허를 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특허 관리도 경영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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