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의 태양광 사업이 벼랑끝에 내몰렸다.
폴리실리콘(웅진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웅진에너지)로 이어지는 업스트림 사업 진출로 태양광 일류기업을 꿈꿔왔지만 재무위기와 업황 부진으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올해 초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태양광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불황과 그룹 내 자금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태양광 사업의 두 축인 웅진폴리실리콘과 웅진에너지가 되레 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웅진에너지는 올해 2분기 매출 532억원, 영업손실 19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 2일 도래한 신디케이트론 466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7375억원, 부채총계는 5563억원으로 자본총계는 181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108억원, 총포괄손실 386억원을 기록하는 등 웅진그룹 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을 제공했다.
업계는 웅진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두 기업이 동시에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향후 행보에 있어서는 엇갈린 예측을 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사업은 사실상 포기쪽으로 가닥이 잡힌 반면, 잉곳·웨이퍼사업은 생존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20달러 이하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웅진폴리실리콘의 앞날은 여전히 먹구름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웅진폴리실리콘의 제조원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kg당 50달러를 상회한다. 최근 폴리실리콘 거래가격이 ㎏당 18달러대로 내려앉은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 하다.
반면 웅진에너지는 업계 정상권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당면한 문제를 극복한다면 향후 시장에서 대반전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생산한 잉곳을 웨이퍼로 가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웨이퍼링(잉곳 절단)장비가 부족하고 수율마저 8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 이전까지 웨이퍼링 장비 보강 등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웨이퍼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웅진에너지의 잉곳, 웨이퍼 제품의 품질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며 “웅진에너지가 잉곳 수요처 개발로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웨이퍼링 설비 확대가 가능해 진다면 영업상황은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