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고(萬古)의 진리(眞理)`란 어떤 사실이나 기준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영원토록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시대에 따라 사회는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그 안에 속한 구성원의 생각이나 가치 또한 끊임없이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인류의 성장을 관통하는 어떤 진리가 변함없이 이 세상을 이끌어나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그 상황에 맞는 새로운 화두가 떠올라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고는 그 다음 화두에 사람의 관심을 넘겨주며 세상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곤 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항상 사회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그 시절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청년들이 많이 지쳐있다. 대학진학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일 정도로 지식의 양은 엄청난데, 실제로 그 지식을 일로 처리하고 활용하는 노동생산력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일 정도로 형편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15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 중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수가 32만명일 정도로 청년이 아직 사회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청년이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생긴 우리 사회의 스펙 중심 현상을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전에 귀한 청년을 과도한 스펙 경쟁으로만 내몰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도 관심을 돌려 보아야 한다. 똑똑한 청년이 모두 한 길로만 몰려 날아드는 것은 이 사회의 다른 통로가 모두 막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더욱이 지금 고학력 인재가 몰려드는 일자리가 예전 대학을 가지 않던 인력이 하던 일과 비교해 업무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인력 효율성 면에서나 개인의 업무 만족도에서도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인재 역량이 높아진다면 이와 함께 사회 일자리도 성장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런 양질의 자리가 아직 그 사회에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면, 이 역량 넘치는 청년들이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키고 그를 통한 일자리가 만들어져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맞다.
그 예전 배곯던 시절부터 우리가 그렇게 끊임없이 갈구한 배움과 교육을 향한 열정이 결국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우리보다 나은 교육을 받은 우리 후배들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선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새롭게 창조해 달라는 절실한 바람이다. 많은 젊은이의 의식 속에 성공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희박해지고, 잘못만 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려고 하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우리 귀한 청년들에게 주어야 할 가장 일차적인 것은 따듯한 위로가 아닌 뜨거운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고 성공을 향한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다. 우리의 아들딸에게 실패해도 다시 해보라는 넉넉한 기회를 줄 수 있는 가장(家長)이 되기 위해 우리는 지금껏 이렇게 힘들게 달려오지 않았나. 많은 청년이 도전, 성공하는 과정 중에서 실패 리스크를 지려 하지 않는 안일한 의식 속에 자신의 재능, 역량과는 관계 없는 안정적인 일을 가지려고 자신의 청춘을 바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는 새로운 대한민국 성장은 이들의 도전 없이는 탄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회는 너무 바삐 사느라 청년이 희망을 품어야 이 사회가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만고의 진리를 잠시 잊고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청년이 새로운 기회와 성공에 희망을 얻고 실패 리스크를 사회적으로 함께 공유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야만 한다. 청년은 희망을 품을 권리가 있고 이것이 대한민국으로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진리인 것이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 cj_hwang@kov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