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양적완화(QE3)를 실행하면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던 전망이 무색해지고 있다. 일명 QE3 랠리가 `깜깜 무소식`이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QE3 효과에 대한 미국 경제지표의 확인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0일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약세에 대해 QE3효과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불확실성, 원화 강세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3일 연방준비위원회(FOMC)가 QE3 실시를 선언한 이후 2000선을 반짝 넘어선 이후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2조8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오히려 더 강하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QE3 효과로 증시 상승 기대감은 커졌지만 이를 이어가기 위해선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글로벌 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기업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불확실성, IMF 등에서 경제 전망을 낮추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1100원대까지 하락한 환율도 부담요인이다. 달러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환전 시 손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소폭 내렸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00~1250원 사이에 있을 때 외국인의 코스피 매수가 활발한 반면 1100원을 이탈하면 순매도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기업실적에도 부정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수출 기업으로선 가격 경쟁력까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만 지난해처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에서 장기간 머물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원화가 강세를 띤 것은 미국이 제로금리를 실시한 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채권 가격 매력이 발생하면서 외국인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지금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채권 메리트가 약해졌다”며 “유럽경기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달러 약세 요인이 크지 않아 원화가 계속 강세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QE3 효과가 나타나려면 10월과 11월에 발표되는 미국 소비심리 지표와 제조업지수, 주택관련 지표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QE3효과가 가시화되면 실적 기대감이 큰 IT, 자동차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이후에는 산업재, 금융주까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표]코스피지수 추이와 외국인 순매수 현황 (단위: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