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LTE, 반쪽짜리 선두 되지 않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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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의 롱텀에벌루션(LTE) 지원 여부가 한때 화제로 떠올랐었다. 한국이 지난 8월 말 LTE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LTE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 수준이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국내에서는 새로 출시되는 휴대폰이 LTE, 즉 4세대(G) 이동통신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4G 기술의 서막이 이제 막 오르고 있는 참이다.

4G 기술의 양대 산맥은 와이맥스와 LTE가 꼽힌다. 와이맥스는 LTE보다 먼저 시작됐고 효율적으로 검증돼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향후 대형 이동통신사보다는 중소 사업자 중심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많다. 또 미국 클리어와이어(Clearwire), 인도 바티(Bharti), 호주 비비드 와이어리스(Vivid Wireless) 등 해외 기존 와이맥스 사업자 중 일부는 LTE-TDD 기술과의 병행 서비스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LTE 기술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주요 대형 이동통신사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파크스어소시에이츠는 오는 2016년까지 세계 LTE 가입자가 5억6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한국에 도입된 LTE는 LTE-FDD로, LTE-TDD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기술이다. 통상 TD-LTE로 불리는 LTE-TDD 기술은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에 장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이에 중국·인도·미국·일본 등 일부 이동통신사에 보급되는 등 LTE 시장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와이맥스 기술을 상용화한 한국은 LTE 시장도 선도하며 이에 상응하는 휴대폰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삼성, LG, 팬택 등이 세계적 수준의 LTE 휴대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빨라진 데이터 속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 산업도 확대되고 있다. 얼마 전 KT는 콘텐츠 산업 진흥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술 발전 덕분에 관련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모습이다.

국내 LTE 생태계는 결국 글로벌 생태계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 차원에서 무선통신 강국과 세계적인 무선통신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감안하면, 그동안 선도 기술을 한발 앞서 도입하고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4G 기술 중 LTE 서비스가 `반쪽짜리`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와이맥스는 `와이브로`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가 선도해왔지만 LTE는 조금 다르다. 세계적으로는 한국이 서비스하는 LTE-FDD가 아닌 LTE-TDD 기술이 경쟁우위에 올라서고 있다.

한국은 LTE-FDD 서비스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지만 LTE-TDD 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대응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격변하는 4G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와이브로 기술의 적절한 활용 방법을 강구하되 LTE 기술 지원 강화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와이브로 기술은 국가 재난망으로 이용하는 등 다양한 사물통신(M2M) 서비스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해외 중소 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효율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중국, 인도 등 세계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LTE-TDD 서비스와 병행 추진 등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최혁 서울시립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chyuk@infom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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