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기술을 설명하는 도면이 `특허 영문초록(KPA)`에 담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우리 특허를 외국인에게 쉽게 이해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특허 요약본만 KPA 영문서비스를 해왔으며 여기에 오류가 많아 해외 심사관을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특허청은 KPA 서비스 개선 일환으로 특허 도면 영문화 작업을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나광표 특허청 정보관리과장은 “세계 최초로 내년부터 특허 도면을 프로토타입(원형)으로 KPA에 반영한다”며 “특허 약 70%에 도면이 담겨 있는데 이들 전체에 적용한다”고 말했다.
특허 도면은 이미지 형태로 KPA에 담긴다. 도면에 나오는 한글은 요약서와 별도 주석으로 영문 표기된다. 특허 도면 검색 기능도 지원한다. 특허청은 관련 내년 예산을 확보했다. 해외에서 볼 때 우리나라 특허 얼굴 격인 KPA에 도면이 포함되면서 우리 특허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는 “초록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 분야 전문가로 도면만 보면 특허가 무엇인지 안다”며 “도면 반영 효과가 확실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허청은 KPA 번역 오류 문제 개선을 위한 대안도 마련했다. 원어민 검수 인원 10여명을 채용, 5% 수준인 원어민 검수 비율을 50%로 확대한다. 최근 특허출원 건수를 고려할 때 내년 특허 영문초록 건수는 대략 13만5000건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번역 오류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6만~7만건을 검수하는 셈이다.
특허청은 앞서 오류 문제 개선의 일환으로 KPA 품질보증실명제, 외국인 대상 만족도 조사, 경력별 번역 물량 차등할당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일련의 사업을 포함 내년 KPA 사업 예산으로 48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이는 올해 35억5000만원보다 37%가량 확대한 것이다. 나광표 과장은 “우리 특허를 해외에서 명확히 알아야 선행기술로 활용하고 보호도 받는다”며 “초록은 우리 특허의 청구범위를 파악하기 위한 관문인 만큼 이를 잘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특허영문초록(KPA)=특허기술을 영문으로 요약한 것. 대개 10개 이내 문장으로 구성됐다. 1979년부터 제작해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39개국 특허청 및 유관기관에 보급한다. 우리 기업 특허와 유사한 기술이 등록되는 것을 방지해 국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007년부터는 특허협력조약(PCT)에 따라 한국특허영문초록이 국제특허 심사 시 의무적으로 조사해야 하는 필수문헌에 포함됐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