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로 가는 명품 부품

삼성전자 `갤럭시S3`를 시작으로 애플 `아이폰5`, LG전자 `옵티머스G`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차세대 모델이 잇따라 등장했다. 이 차세대 스마트폰엔 터치스크린패널(TSP), 근거리무선통신(NFC) 안테나, 카메라 모듈 등 국내 업체가 독자 개발한 최신 부품들이 탑재됐다. 하지만 어느 업체가 부품을 공급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신제품 정보 보안 유지를 이유로 공개를 꺼린다. 부품 업체는 행여 거래가 끊길까 눈치 보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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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을 개발하고도 회사 이름을 걸고 홍보를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부품업계 CEO들이 이같이 하소연하는 배경이다. 부품업체들은 이름 없는 `명품 조연`인 셈이다.

드라마·영화·연극에서 주연배우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역할에 혼신을 쏟는 배우. 명품 조연은 감칠맛 나고 현실감 있는 연기로 주연배우를 받쳐주는 한편, 극 전체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이들로 인해 주연배우가 한층 더 빛난다.

명품 부품과 솔루션을 탑재한 전자기기는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다. 소비자에게는 구매 전부터 `검증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때로 전자기기 자체보다도 부품 성능이 더 주목받을 때도 있다. 그야말로 부품이 세트를 뛰어넘는 명품 조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명품 조연은 사극·현대극·시트콤 등 극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 그의 이름이 실력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부품업계도 마찬가지다. 퀄컴, 인텔 등 글로벌 부품업체는 고객사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부품업계도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고객사 다변화로 업계는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름을 알려야 한다. 중국은 값싼 인건비로, 대만·일본은 기술력으로 자체 브랜드 파워를 키우며 국내 업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명품 조연 자리는 영원할 수 없다. 더 많은 우리나라 부품 업체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이름만 들어도 세계 전자 업계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명품 조연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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