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후기 인물인 봉이 김선달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봉이`는 김선달이 닭 장수에게 닭을 봉(봉황)이 아니냐고 물어 비싼 돈을 주고 사서 원님에게 바치자 닭장수가 오히려 사기를 친 것으로 돼 많은 배상을 받으면서 얻은 별호라고 한다.
김선달의 대담한 행적 중 가장 큰 사건은 평양의 대동강 물을 팔아치운 일이다. 어느 날 김선달은 대동강가 나룻터에서 물을 긷는 물장수들에게 돈을 주며 내일부터 물을 지고 갈 때마다 자기에게 엽전을 하나씩 던져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 광경을 모든 사람들이 수군대며 살피던 차에 한양에서 온 상인들이 대동강 물을 긷기 위해서는 김선달에게 돈을 내야한다고 착각하게 됐다.
한양 상인들은 김선달을 주막으로 데려가 돈을 줄 테니 대동강 물을 팔라고 부탁한다. 김선달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물이라 못 팔겠다고 버텼다. 한양 상인들은 결국 경쟁이 붙어 4000냥이라는 큰 돈을 대동강 물 값으로 김선달에게 지급한다.
지금은 필요한 물을 돈을 주고 얻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 됐다. 가정에서 쓰는 수돗물도 그렇고, 자주 구입해 마시는 생수 등도 마찬가지다. 물 산업으로 수익을 얻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5년에는 세계 물 시장 규모가 86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의 세계 물 시장 점유율은 약 2.1%에 불과하다. 물 관련 기술과 특허를 개발·확보하고, 세계 물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봉이 김선달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