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동 변속기 핵심 부품인 솔레노이드 밸브를 제조하는 A사는 지난달 미국 완성차 제조업체에 향후 5년 동안 2000만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따냈다. A사 측은 “제품의 기술과 품질이 계약의 물꼬를 트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지만 FTA 발효로 2.5% 관세가 철폐된 것이 계약 수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기어를 깎아내는 절삭 공구 `기어호브커터` 제조업체 B사도 FTA 덕을 봤다. FTA 발효로 5% 관세까지 철폐되면서 바이어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산 제품을 사용했던 한 바이어도 최근 B사 제품을 테스트한 후 수입처를 변경했다. 품질이 비슷해 주저하던 와중 B사가 관세 절감액만큼 견적을 낮추자 마음을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 대미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한미 FTA 수혜품목 수출이 선전해 FTA 발효가 우리나라 기업의 대미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미FTA 6개월 평가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출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FTA로 관세가 인하된 수혜 품목 수출이 13.5%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올 상반기 전체 대미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3분의 1 수준인 5.4%(295억달러)에 그친 것에 비해 차이가 났다.
FTA 발효 전 대비 자동차 부품은 25%, 고무제품 17%, 기계 15% 수출이 늘어났다. 플라스틱제품과 섬유제품 수출도 각각 15%, 14% 증가했다. 일부 품목은 당초 수출 규모가 작았지만 한미 FTA 발효된 3월을 기점으로 대미 수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 가운데 서스펜션(776.1%)과 에어백(314.3%), 기체펌프(3519.7%), 텐트 및 캠프용품(506.0%)는 세 자릿 수 이상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한미 FTA는 대미 무역수지 증대에도 긍적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FTA 발효 후 우리나라 세계 무역수지는 14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10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면에 대미 무역수지는 16억8000만달러 늘어난 6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주춤했던 미국의 투자 유치도 FTA 발효를 계기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FTA 발효 전에 1분기 미국의 우리나라 투자는 전년 대비 8.7% 감소했지만 발효 이후에는 28.9% 늘어난 8억3000만달러 유치를 기록했다.
명진호 무역협회 통산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수출, 외국인 투자 확대 등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단초를 FTA 효과속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중소업체의 FTA 활용 지원,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정책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상반기 한·미 FTA 수혜품목 대미 수출 동향
(단위 : 백만달러, %)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