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의 수천 대 규모 우체국 PC 공급 사업자 선정을 놓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PC공급 사업자로 부적격 제품을 제안한 기업을 선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업무용 단말장비 도입`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아시아나IDT를 선정,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3000여대 PC 본체와 LCD 모니터, 통합 및 모바일 프린터, 서명 펜 패드 및 카드결제·서명 통합패드 등이 공급되는 45억원 규모 사업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제안요청서(RFP)에 LCD모니터는 국립전파연구원의 전자파적합등록 인증을 받아야만 제안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제안 시 인증획득 증빙서류 첨부도 RFP에 포함돼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아시아나IDT가 제안한 LCD모니터는 해당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나IDT가 응찰 당시 17인치와 19인치 삼성전자 LCD 모니터를 제안했지만 전자파적합등록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KCC정보통신은 우정사업본부에 공식 이의를 제기, 계약 보류를 요청했다. 감사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아시아나IDT는 제안한 `삼성전자 PC 모니터 모델명 LC1740R을 이미 인증을 받은 CB17LS와 동일한 제품`이라는 삼성전자 내부 문건을 첨부했다. LC1740R과 CB17LS는 동일 제품의 코드명과 코드모델이라는 주장이다.
전자파적합등록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동일 제품이라도 모델명만 달라도 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면서 “인증서 상에 각기 다른 모델명이 추가 된다는 변경 신고가 있어야 인증이 성립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과 색상 등이 변경돼 모델명이 달라지면 `파생모델`로 등록해야 인증서 발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조달청 선정 결과에 따라 1위 사업자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위 사업자가 이의를 제기해 국립전파연구원에 사실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면서 “결과를 다시 조달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달청이 맡아 진행한 평가 과정에서 나온 이의 제기에 대해 옳고 그름을 우리가 판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우정사업정보센터가 보낸 `모델명에 모델코드를 추가로 기재할 수 있냐`는 질의에 `제조사 내부 분류 체계는 인증과 관계없다`는 입장만을 전달했다.
아시아나IDT는 KCC정보통신의 이의 제기 이후 논란이 된 해당 LCD모니터 공급 모델 변경에 대해 국립전파연구원에 `파생모델`을 신청했다. 파생모델은 이미 인증 받은 모델과 같은 모델이라는 것을 증빙하는 신청이다. 추가질의 과정에서 초기 제안서에 첨부했던 내부 문건상의 `모델명`과 `모델코드`를 바꿔 이미 인증 받은 모델코드(CB17LS)를 모델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모델명과 모델코드, 제품명을 다르게 사용하는 동일한 제품”이라며 “이미 인증을 받은 모델명인 만큼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기본 모델만 인증을 받으면 파생 모델은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계속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업체에 법적 대응을 불사 하겠다”는 전했다.
조달을 담당한 서울지방조달청 관계자는 “조달청은 평가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으로 외부 초빙된 평가 심사위원들이 입찰자 자격을 심사 및 인증한 내용을 바탕으로 결과를 공개한 것”이라며 구체적 심사 과정은 관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사업에서 중소기업이 제안한 프린터 모델은 모델명이 달라 TTA 인증이 거부되면서 제안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제시한 제품은 전혀 다른 모델인데, 같다고 한 주장이 받아들여졌으나 중소기업 제품은 인증조차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사업 진행 일지
RFP에 명기된 LCD 모니터 공급 기준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