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73>고생 끝에 달콤한 미래가 아니라 통증이 올 수 있다!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지금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자주 걸리는 병이 `도착오류`다. 행복은 어딘가에 도착하면 올 것이라는 가정법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오류가 바로 도착오류다. 이들은 내가 연봉 1억원이 되면 그때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마침내 연봉 1억원이 되면 또 다른 조건을 내세우고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영원히 행복한 인생을 살지 못하고 불행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침대라고 했다. 거기서 80%의 사람이 인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했지만, 막상 돈을 벌고 나면 온 몸에 남는 것은 신경통이나 관절염, 디스크 같은 질병이다. 그때 가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무용지물이다. 고생 끝에는 달콤한 미래가 아니라 통증만 남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티끌을 모아도 태산이 되지 않으며 모아봐야 티끌이라고 생각한다. 또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것이 아니라 골병든다고 믿는다.

행복은 목적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에 가는 수많은 간이역에 존재한다. 목적지로 가는 수많은 간이역을 너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행복을 느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출근하기 바빠서 느긋한 아침 식사는 상상도 못한다.

바쁜 직장인을 위해 `설레임`이라는 아이스크림처럼 짜먹는 죽이 나왔다고 한다. 아침에 운전하면서 죽을 짜먹으며 출근하는 직장인.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왜 그렇게 여유 없이 달려가는 것일까. 짜먹는 죽 먹다가 진짜 죽을 수 있다.

행복은 느긋한 아침 식사에 달려 있다고 한다. 나는 지금 느긋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가.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할 수 있다. 지금 재미있게 일해야 나중에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 지금 행복하지 않고 재미없는 가운데 고통을 참고 열심히 일한다면 미래가 행복할까.

마지못해서 하는 일을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someday)는 월요일(monday)부터 일요일(sunday) 안에 없다. 지금 재미있고 행복해야 미래도 재미있고 행복하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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