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타트업 투자 10년 만에 최대

올 한해 10억파운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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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타트업이 10년 만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며 황금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 확보는 아직 불투명해 과제로 꼽힌다.

투자자문사 어센던트(Ascendan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국(아일랜드 포함) 스타트업 투자금액이 6억파운드에 달해, 5억5000만파운드였던 2008년을 뛰어넘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연말까지 투자금액은 10억파운드(약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닷컴버블이 터진 후 10년 만에 최대수준이다.

투자는 주로 인터넷과 모바일, 디지털 미디어, 신재생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됐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는 줄었다.

레스토랑 주문 온라인 사이트 `저스트 이트(Just Eat)`가 4000만파운드를 투자받으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는 2500만파운드를 투자받은 케임브리지 태양광 업체 `에넥시스(Enecsys)`였다.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 거둔 수확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정부 정책이 민간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영국 정부는 2010년 2월 2억파운드(약 3600억원)에 달하는 `영국혁신투자펀드(UK Innovation Investment Fund·UK IIF)`를 출범시키며 스타트업 번영의 씨앗을 뿌렸다. 이 펀드는 디지털과 첨단 제조업에 투자를 집중했다.

인덱스 벤처스, 케임브리지 앤젤스, 스코티시 엔터프라이즈 등 영국 현지 벤처투자자와 그레이록 파트너스,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 등 미국 벤처투자자가 투자 경쟁을 펼치면서 스타트업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플레이피시, 비보(Bebo), 메시지랩스 등 성공적으로 회사를 매각했던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투자자가 돼 돌아온 것도 긍정적이다. 이베이에 26억달러에 매각된 스카이프처럼 글로벌 성공사례가 나온 것도 투자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기술을 가진 영국 스타트업이 많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해외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혼다와 스미토모상사는 최근 자동차용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규모를 비교해보면 기업이 전체의 13%로, 개인투자자(30%)와 미국 투자자(17%)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황금기를 맞았지만 과제는 남았다. 2010년 이후 런던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한 업체가 한 곳도 없다. 상장을 해야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수월해지고 다시 투자에 나서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수익률 자체가 낮은 것은 더 큰 문제다. 노션캐피털의 조스 화이트 심사역은 “벤처캐피털의 평균내부수익률(IRR)이 물가상승률인 2~3%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번 돈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 때문에 자산규모가 작은 벤처캐피털은 투자를 포기하고 스타트업 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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