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온라인 쇼핑 개념을 도입한 것은 1996년 6월 1일 개장한 `인터파크`다. 인터파크는 국내 최초 인터넷 쇼핑몰로 `인터넷 테마파크`의 줄임말이다. 인터파크는 오픈마켓의 장점과 종합쇼핑몰의 편리함을 결합해 생활의 다양한 욕구를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한마디로 `전자상거래`라는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사이트였다.
![[100대 사건_041] 국내 최초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 개장 <1996년 6월>](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9/11/316263_20120911175531_730_T0001_550.png)

![[100대 사건_041] 국내 최초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 개장 <1996년 6월>](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9/11/316263_20120911175531_730_T0002_550.png)
인터파크는 서비스를 시작할 때 화장품, 꽃 배달, 귀금속, 식품 등으로 한정돼 있는 품목을 의류, 완구, 생활용품, 자동차용품, 전자제품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하고 제품 검색시스템을 도입했다. 인터파크는 기업과 소비자 간(B2C) 전자상거래와 함께 북파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추진해 21세기 전자상거래시대를 준비했다.
◇종합 몰, 인터넷 쇼핑의 시작=1996년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이 사이트를 열었다. 이듬해 신세계 백화점 쇼핑몰·e현대·한솔CS클럽이 만들어졌다. 1998년에는 삼성몰·옥션이 뒤를 이었고, 온라인서점인 예스24·알라딘이 선을 보였다. 당시는 중소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까지 자체 인터넷쇼핑몰 구축 바람이 불었던 시기다.
초창기 등장한 인터넷 쇼핑몰은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상품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종합 인터넷 쇼핑몰과 도서·의류·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전문 몰(카테고리 킬러) 형태였다.
2000년에는 주요 인터넷 쇼핑몰업체가 사상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승자와 패자의 경계가 분명해졌다. B2C 전자상거래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되고 업체 간 사활을 건 승부가 불가피했다.
쇼핑몰시장이 급속도로 늘어 국내에 쇼핑몰업체는 1200여개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월 100만원 정도의 매출을 내는 쇼핑몰은 전체 쇼핑몰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일부 업체만 흑자로 돌아서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사라졌다.
◇오픈마켓, 인터넷 쇼핑의 새 장=인터넷 쇼핑시장이 본격적으로 양적 팽창을 시작한 시점은 G마켓이 세를 확장하던 2000년 이후다. 그 후 인터넷쇼핑몰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인터넷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2000년 6600억원에 불과했던 인터넷 쇼핑 거래 금액은 2002년 4조7700억원으로 무려 6배 신장했다. 인터파크의 사내 벤처였던 G마켓(옛 인터파크구스닥)이 출범한 것도 이 시기다. G마켓은 인터파크에서 분리된 뒤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참여하는 오픈마켓 시장을 주도해 왔다.
G마켓은 설립 3년 만인 2004년에 매출액이 2003년 대비 420%가량 성장한 2300억원에 달했다. 2003년 12월 한 달간 9만건이었던 판매건수는 2004년 11월에 100만건을 기록하는 등 한 달 판매건수가 1년 만에 11배 이상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음디앤샵도 2004년 11월 개편 이후 포털 방문자 수가 6000만명으로 기존의 2배가량 늘었으며 페이지뷰도 약 50% 성장한 32만회에 달했다.
온라인쇼핑업체들이 앞다퉈 온라인장터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기반 마련`에 있었다. 기존 쇼핑몰 사업이 판매수수료에 의존한 반면에 온라인장터는 △입점료 △상품등록비 △판매수수료 등을 받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각 업체들이 판매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자들이 `잘 팔리는` 온라인장터에만 대거 몰리는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 서비스 업체들의 명암도 함께 엇갈렸다.
이후 G마켓·옥션·11번가로 대변되는 오픈마켓 삼각편대로 재편됐다. 2010년 기준 오픈마켓 3사 거래액은 12조7200억원으로 전체 인터넷 쇼핑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2011년, 소셜커머스의 해=2000년대 초반 양적 팽창을 오픈마켓이 이뤄냈다면 2011년의 인터넷 쇼핑의 뜨거운 감자는 소셜커머스의 등장이다. 2010년 말 구글이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 인수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했지만 결국 좌절됐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에서도 소셜 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티켓몬스터·쿠팡·위메이크프라이스는 토종 업체로 시작했다. 지난해 이후 수백개의 소셜커머스 회사가 생겨났다. 업계는 대략 500개의 소셜 커머스 업체가 설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티켓몬스터·쿠팡·위메프·그루폰 4강 구도로 정리되고 있는 중이다. 티켓몬스터가 리빙소셜에 매각되면서 외국계는 그루폰과 티몬 두 업체로 정리됐다.
[표] 오픈마켓 시장 규모
[표]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시장 규모 비교
◆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
-1996년 데이콤 인터파크를 설립, 한국 인터넷상거래 시대를 열었습니다. 설립 당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설마 돈 벌려고 하시는 건 아니죠?” 매출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던 초창기에 누군가 이렇게 물었는데, 그게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인터파크는 데이콤에서 사내 벤처로 시작했는데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이렇다 할 `롤모델` 이 없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도 비슷한 시기(1995년)에 생겼다. 다들 한국 시장 같은 소비규모에서는 너무 앞서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고, 데이콤 본사에서도 초기 매출이 시원치 않자 큰 기대를 버렸다. 사장으로서 직원들 월급날이 다가오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시기라 그 말이 더욱 가슴에 맺혔다. 사실 사업초기에는 홈페이지 제작 등 기술 용역으로 사업 자금에 보태기도 했다. 사업을 생활용품뿐 아니라 여행, 도서, 공연 티켓 등 `문화` 상품 카테고리로 넓히자 더욱 이상주의자로 보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금은 상식화된 e커머스 솔루션과 인터페이스 중 상당부분이 이 시기 인터파크 안에서 인큐베이팅됐다.
-인터파크를 세우고 1998년에 IMF가 왔다. 당시 인터파크는 불황도 모른 채 연일 성장세를 이어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인터파크도 자금난을 겪었다. 또 인터넷 사용자와 카드결제 방식, 주문배송체계 등 인프라가 부족해 힘들었다. 1999년 고속통신망이 깔리며 이용자가 늘고 코스닥에도 상장하며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2002년 월드컵 티켓 공식판매회사가 되면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가 크는 데 회장님을 도와준 주변 핵심 인물들은 누구였는가. 어떻게 도와줬는지.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어떤 사업에서도 `건강함`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룰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켜야 하고, 윤리적으로 깨끗해야 하는 것. 한 번에 뛰어넘으려는 욕심을 갖지 않는 것. 새로 열리는 시장에서도 어떤 플레이어를 막론하고, 이런 `건강함`을 유지해야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오픈마켓 이후, 소셜커머스가 등장했다. 11번가도 `타운11번가`라는 소셜커머스를 내놓았다. 인터파크도 소셜커머스를 내놓을 계획이 있는지.
▲현재 인터파크 사이트 내에서 `모닝커피`라는 소셜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쇼핑·투어·티켓 등 기존 사업들과 마케팅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매력적인 상거래 분야로 떠오르고 있지만 보다 성숙한 단계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e커머스 시장에서 확고한 자기 위치를 갖추기 위한 기초체력을 더욱 키워야 하는 단계인 것이다. 그러려면 업계가 무리한 마케팅 경쟁보다는 업의 본질을 생각한 건강한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카테고리별로 특화된 상품 경쟁력을 갖추고, 좀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인터파크의 전략과 미래는.
▲누구나 물건을 팔던 전통적 C2C 시장보다 B2B나 B2C처럼 전문적 제품을 파는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더 높을 것이다. 한 가지 품목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형 온라인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파크는 인터넷쇼핑 사업부터 시작했지만 도서·공연·투어 등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도 도전해 든든한 카테고리 킬러 기둥을 세워왔다. 앞으로도 이렇게 전문화된 사업을 깊고 넓게 펼쳐 나갈 것이다. 온라인유통그룹으로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10년 후 인터넷 상거래의 발전 방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 보는지.
▲현재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온라인 쇼핑을 통한 국경 간 거래(CBT:Cross Border Trade)가 앞으로 80%까지 뛰어오를 것이다. 아직 한국에서 일본으로 상품 하나를 판매하는 데도 규제와 문화적 차이 등 상당히 복잡한 것이 많다. 하지만 IT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이 장벽을 눈에 띄게 허물어가고 있다. 글로벌 e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강자도 속속 출현할 것이다. 인터파크는 IMK 국외 법인을 확대해가며 세계적 소비재 물류회사 `리앤펑`처럼 키워나갈 것이다. 또 IMK 국외 법인을 거점으로 B2C 온라인 시장 진출도 시도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싶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