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서울 힐튼호텔. 이석채 KT 회장이 한 행사장에 들어섰다. KT 커스터머부문이 이동통신 대리점주를 초청, 격려하는 자리였다. 서유열 커스터머부문장이 주관한 행사에 이 회장이 갑자기 들어서자 대리점주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 회장은 “대리점도 KT와 한가족이다.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국내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통신사간 LTE 가입자 유치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본격적인 LTE 대중화 시대를 맞아 각 통신사업자마다 가입자 확보의 키를 쥐고 있는 유통망 챙기기에 나섰다.
KT는 5일 최단 기간 LTE 200만 돌파를 기념해 상위 30개 이동통신 대리점주를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었다. 우수 대리점에 공로패를 수여하고 연말 450만 가입자 달성을 위해 힘쓰자는 격려 차원이었다.
이 회장은 행사 중 예고 없이 등장했다. 연말연시 정례 행사가 아닌 자리에 CEO가 직접 참석하는 이례적이다.
이 회장은 “KT와 인연을 맺은 회사는 손해를 봐선 안된다” “대리점이 성공해야 KT도 성공한다”며 대리점주의 적극적인 KT LTE 가입자 유치를 독려했다. 전국 KT 전화국 주차장 무상 이용, KT 수련원 사용 기회 제공 등 작지만 실질적인 혜택 얘기도 곁들여졌다. 이날 대리점주는 KT의 `로열 패밀리`로 불렸다.
KT는 타 사에 비해 한발 늦게 LTE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사이 적지 않은 대리점과 판매점이 KT로부터 등을 돌리기도 했다. KT로서는 빠른 추격과 조기 대역전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유통망 민심 달래기가 급선무다. KT는 다음달에도 중소 대리점주를 모아 추가로 격려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유통망 기 살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2300여개 대리점 직원에 대기업 수준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상생복지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최초 도입 이후 최근 △수혜 범위 확대 △여직원 육아비용 지원 △문화공연 관람료 지원 △스포츠·예술학원 취미생활 지원 등으로 내용이 늘어났다. SK텔레콤은 대리점 직원 복리후생 재원을 현 39억원에서 50억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중소 대리점 영업역량 강화를 지원해 전략 대리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매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에서 1등 이미지를 선점한데 힘입어 유통망 참여를 희망하는 대리점주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활용해 기존에 상대적으로 강했던 소매영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도매역량을 확대해 전방위적인 유통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