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에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경영대·이공계가 강한 대학은 더욱 그렇다. 미국 대학의 창업지원 기능이 강한 것은 IT역사와 관계가 많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CEO 등 셀 수 없이 많은 성공 IT기업가가 대학 중퇴 또는 재학중 회사를 창업했다. 대학 재학시절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대학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도록 돕는다.
대학마다 창업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수십 년 시행 과정에서 개선한 결과다. 보스턴대에서는 `부트 캠프`라는 집중 기업가 양성 과정이 있다. 기업가가 특정 분야에서 경영 노하우와 전략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스타트업 위크앤드 부트캠프`는 예비 기업가가 주말동안 창업 경험을 쌓는다. 이 기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거나 사업계획서를 수립한다. 멘토 평가와 자문도 받는다. 피터 루소 보스턴대 교수(기업가정신 프로그램 디렉터)는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예비 기업가 의견을 듣고 분야를 정한다”며 “한 가지 토픽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이 목적이다”고 말했다.
기업가 양성을 위한 전문 과정도 있다. 여름방학 동안 창업을 준비하는 `서머캠프`가 대표적이다. 기술은 있지만 사업화에 한계를 갖고 있는 사람을 위해 마련했다. 자체 펀드로 투자도 한다. 10주 동안 기술 사업화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함께 특허관리 등을 교수와 기업인으로부터 듣는다.
스탠포드대에는 학생이 자발적으로 운영·관리하는 `BASES(Business Association of Stanford Entrepreneur Students)`라는 스타트업 서포팅 그룹이 있다. 지역 벤처·벤처캐피털·로펌 등으로부터 매년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한다. BASES는 `기업가적 사고를 하는 리더를 위한 세미나(ETLS)`라는 행사를 학기 중 매주 수요일 개최한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하여 미국에서 활동하는 성공 기업가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자리다. 매번 500석 좌석이 가득 찬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실무 지식과 생생한 기업가정신을 듣는다. 데니스 원 BASES 부회장은 “학생들은 성공한 기업가가 어떻게 시작했고, 아이디어는 어떻게 도출했으며, 개발자는 어떻게 만났는지를 궁금하게 생각한다”며 “이들 강의를 들으며 스타트업 성공에 대한 꿈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정신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뱁슨대는 거의 모든 학생이 재학 중 창업을 경험하도록 했다. 1학년 재학 중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고 2학년에 창업한다. 대학은 4~5명을 한 팀으로 3000달러를 창업자금으로 지원한다.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뜨거운 자리(Hot Seat)` 프로그램은 예비 청년기업가가 의자에 앉아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면 참여 멘토가 그 내용 중 문제점을 지적한다. 대부분 기업가다. 아이디어와 제품의 문제점, 상용 과정에서의 한계, 유사 모델 존재 등을 이유로 개선을 촉구한다. 예비 기업가는 그 자리에서 비판을 받아들이고, 개선 작업에 나선다. 신디 클레인 마머 뱁슨대 벤처엑셀러레이터 매니저는 “혹독한 비판은 이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