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태영 웹젠 대표

“온라인 게임 시장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습니다. 국내 게임사가 선점했던 시장에 중국 게임사가 `저가`를 무기로 뛰어들었고, 우리나라 게임에서 노하우를 얻은 북미와 유럽 게임사까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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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웹젠 대표이사

김태영 웹젠 대표는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이 안팎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바라봤다. NHN과 NHN게임스를 거치면서 전략기획과 및 해외 사업을 맡았던 그는 시장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게임 사업을 하면서 지금이 제일 어려운 때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상반기 중견게임사의 실적은 대개 좋지 않았다. 중국 게임사의 성장과 규제, 시장 포화, 모바일 전환까지 각종 도전에 직면했다. 성장이 가로막힌 국내 게임사들이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여의치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웹젠의 새 선장을 맡았다. 국내외 사업을 두루 경험한 만큼 김 대표에게 웹젠의 차세대 먹을거리를 확보하라는 책임이 맡겨졌다. 그동안 게임 해외 수출과 판권 계약을 도맡아온 경험을 살려 웹젠의 해외 진출에도 물꼬를 터줄 것이란 기대였다.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회사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C9`의 중국 서비스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면서 전환점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CEO`라는 명함을 달자마자 수행원부터 없앴다. 비서 없이 스스로 일정을 관리하고 약속을 잡았다. 의례적으로 등장하는 `격식 파괴`가 아니라 편하고 자연스럽게 일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조치였다. 현장에서 일하던 소탈한 사업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

김 대표는 자리를 잡자마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견게임사 성장의 방점을 해외 수출에서 찾았다. 해외 서비스도 현지 서비스 기업에게만 맡겨놓을 게 아니라 직접 서비스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자산으로 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럽처럼 성장세가 큰 시장에서 서비스 순서가 오기만을 기다려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빠르게 포화되고 있기 때문에 시기에 맞게 게임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게임이 늘어날수록 현지 서비스 기업은 계약금을 줄이고 수익률도 낮추거든요.”

김 대표는 글로벌서비스플랫폼(GSP)사업에 투자했다.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웹젠닷컴`이란 글로벌 사이트로 해외 이용자가 접속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도 직접 방문해 꼼꼼하게 실무를 챙겼다.

김 대표는 “현지 미디어, 결제 사업자, 마케팅 담당자를 만나서 시장 분위기와 세세한 사정까지 살펴야 사업 노하우를 얻을 수 있고 협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웹젠의 대표 브랜드인 `아크로드2`가 공개된다”면서 자신만의 성공공식을 밝혔다. “재밌는 게임과 편리한 결제 수단, 강력한 커뮤니티라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가 희망을 보는 이유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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