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앤 리뷰] 전자책 수 늘리고 쓰기 쉬워진 `한국형 킨들`

예스24 크레마터치

手不釋卷(수불석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전자책 수 늘리고 쓰기 쉬워진 `한국형 킨들`

크레마터치는 국내 대형 서점과 출판사가 연합한 한국이퍼브가 제작하고 예스24를 비롯해 반디앤루디스, 알라딘 등 3개 서점이 공동 판매하는 전자책 공용 단말기다. 전자잉크를 써서 야외에서도 읽기 편하고 전력 소모도 적다. 가격도 12만원대로 경제적이다. 이제 쓸 만한지 검증만 남았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실제 성능과 편의성을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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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이버즈기자 bskwon@ebuzz.co.kr

검증 포인트

·페이지 전환 속도 확인

·조작 편의성 확인

·콘텐츠 구매 편의성 확인

예스24측 설명

·전자잉크 성능을 개선해 화면 갱신 속도가 빠르다.

·휴대성이 높고 이용 시간이 길다.

·전자책 콘텐츠를 다양한 경로로 구할 수 있다.

■ 디자인 | 무게·부피 줄이고 조작 간단해

크레마터치는 언뜻 보면 요즘 쏟아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를 닮았다. 가운데 보이는 홈과 메뉴 버튼, 되돌림 버튼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조작 버튼도 위에 보이는 전원 버튼을 합해 4개 뿐이다. 이어폰 단자나 볼륨 조절 버튼도 없다. 무게를 낮추려고 본체에는 지문이 묻지 않는 무광 플라스틱 재질을 썼고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2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물론 LCD 화면을 쓴 스마트패드와 달리 흰 바탕에 검은 글씨가 선명한 화면은 확연히 다르다. 소비전력이 적은 전자잉크를 썼기 때문이다. 전원을 끄면 화면까지 꺼지는 스마트패드와 달리 전원을 꺼도 화면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이는 전자잉크의 특성이다.

크기는 가로 120㎜, 세로 172㎜로 5인치 스마트폰보다 크고 7인치 스마트패드보다 작다. 하지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행본과 견주면 훨씬 날렵하다. 무게는 215g으로 300~400g 가량인 단행본의 절반 수준. 스마트패드가 보통 500~600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이고 스마트폰보다는 조금 무겁다. 하지만 한 손으로 오래 들고 보기에는 기존 스마트패드보다 훨씬 수월하다. 패키지 내용물은 본체와 마이크로USB 케이블, 간이 설명서가 전부다. 기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용 충전기나 마이크로USB 케이블이 있다면 그대로 쓸 수 있다.

USB 단자와 마이크로SD카드 슬롯, LED 표시등은 본체 아래로 몰았다. USB 단자는 충전 뿐 아니라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 연결해 자료를 주고받는 데 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SD 카드로 꽂아 쓸 수 있다. LED 표시등은 충전 도중에만 켜졌다가 끝나면 알아서 꺼진다.

■ 성능 | 페이지 넘기는 속도 높이고 배터리 오래가

크레마터치가 쓰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프리스케일 i.MX508이다. 800MHz로 작동하는 싱글코어지만 전자책 단말기에 쓰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전력 소비량도 낮아서 아마존 킨들이나 반스앤노블 누크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널리 쓰인다. 운용체계는 구글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를 썼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는 없다.

광학식 터치스크린을 썼기 때문에 다른 전자책 단말기처럼 일일이 화면 아래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오른쪽 왼쪽으로 쓸어 넘기면 되고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 축소할 수도 있다. 화면은 전자잉크 방식을 써서 햇빛이 비치는 야외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빛이 아예 없는 어두운 곳에서는 읽을 수 없다. 해상도는 800×600 화소이고 A4 크기로 편집한 논문을 읽을 때에는 가로로 돌려서 볼 수 있어 편하다.

전자잉크는 화면 안에 미세한 크기의 캡슐을 넣고 전기를 이용해 화면 쪽으로 검은색 잉크를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화면을 그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은 전기를 끊어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계속 전력을 공급받을 필요가 없다. 굳이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할 필요가 없어 본체 부피와 무게도 줄어든다. 크레마터치가 내장한 배터리는 요즘 LTE 스마트폰보다 적은 1,500mAh지만 연속 대기 시간은 400시간에 달한다.

물론 전자잉크에도 단점은 있다. 화면을 새로 그리는 시간이 TFT-LCD 디스플레이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크레마터치는 이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실제로 화면을 터치해 페이지를 넘겨보면 글자만 있는 경우는 1초 미만, 그림과 글자 섞인 페이지는 조금 더 걸릴 정도다. 기존 전자책 단말기와 비교하면 체감속도는 2배 이상 높다. 다만 스크롤할 때 TFT-LCD보다 속도가 느린 건 전자잉크 특성상 어쩔 수 없다.

기본 저장공간 4GB 가운데 실제로 전자책(ePub) 파일이나 PDF 파일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은 2.43GB다. 하지만 전자책 파일 용량이 대부분 수 MB에 그쳐 기본 저장공간만 활용해도 책을 수백권 넣어 다닐 수 있다. 물론 그래도 모자란다면 마이크로SD 카드를 끼워 쓰면 된다. USB 케이블을 PC에 연결하면 이동식 디스크로 알아채며 파일을 자유롭게 복사하거나 지울 수 있다.

■ 기술 | 쉬운 전자책 동기화, 전자도서관 기능 갖춰

전자책 단말기는 보통 음악이나 동영상 같은 부가기능을 제한하고 전자책 기능에 기능을 집중한다. 스마트패드라면 전자책 외에도 인터넷이나 동영상 등 용도가 많지만 전자책 단말기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직접 전자책용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자책 단말기 구입 전에 당장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몇 개인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스24가 제공하는 전자책 콘텐츠는 과연 몇 개나 될까. 대형 출판사는 물론 개인이 직접 출판한 전자책까지 6만권 가량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서점과 달리 미리 책 내용을 읽어볼 수 없다는 걸 감안해 일부 무료로 볼 수 있는 체험판 도서도 3만권에 달한다. 여기에 9월 중 8,000권을 추가할 예정이다.

전자도서관 서비스도 이용해 볼만하다. 실제 도서관처럼 무료로 책을 빌려 읽어볼 수 있지만 유효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예스24와 제휴한 기업이나 정부기관 전자도서관에 가입했다면 별도 가입 없이 바로 쓸 수 있다.

전자책을 크레마터치에 넣는 방법은 간단하다. 데스크톱PC나 노트북, 스마트폰으로 구입한 책은 와이파이를 통해 자동으로 다운로드, 동기화한다. 내용만 옮겨주는 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읽은 페이지와 함께 메모, 하이라이트, 책갈피까지 연동된다. 서점 기능과 휴대전화 결제 기능을 이용해도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직접 구입하지 않은 이퍼브나 PDF 파일은 동기화가 불가능하다.

전자책을 읽다 공유하고 싶은 문구가 있을 때에는 문장을 터치해 선택한 다음 SNS로 바로 내보낼 수 있다. 모르는 단어나 전문용어도 네이버나 다음 사전, 위키백과로 그 자리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다. 10월 중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다음꼬마사전도 추가된다. 나눔고딕과 명조, 함초롬 돋움, 바탕 등 12개 글꼴을 기본 내장해 마음에 드는 글꼴로 책을 볼 수 있다.

■ 이버즈 총평 | 手不釋卷

아마존 킨들은 방대한 콘텐츠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 단말기의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킨들 성공 이후 국산 전자책 단말기도 우후죽순 쏟아졌지만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6만대도 채 팔리지 않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격은 스마트패드 수준으로 높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능인 전자책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사서 읽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슷한 가격에 더 많은 기능을 지닌 스마트패드에 시장을 뺏기기 일쑤였다.

크레마터치는 기존 전자책 단말기가 경쟁적으로 부착했던 각종 버튼을 없애고 버튼 3개와 터치 인터페이스로 모든 조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예스24를 포함해 국내 6개 서점 콘텐츠와 호환 가능하고 전자도서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더라는 수불석권(手不釋卷)이라는 고사처럼 언제나 가지고 다니면서 짬 날 때마다 부담 없이 꺼내 독서할 수 있는 기기다. 가격도 12만 9,000원으로 낮춰 부담도 줄였다.

■ 예스24 크레마터치 스펙

CPU : 프리스케일 i.MX508 (800MHz)

메모리 : DDR2 256MB

저장장치 : 내장 4GB (마이크로SD 확장 가능)

디스플레이 : 6인치 전자잉크 (해상도 800×600)

입력장치 : 광학식 터치스크린, 하드웨어 버튼

네트워크 : 802.11b/g 와이파이

운용체계 : 구글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재생 가능 매체 : ePub, PDF, JPG, PNG

배터리 : 1,500mAh 리튬폴리머

연속 대기 시간 : 최대 400시간

크기 : 172×120×11mm

무게 : 215g

색상 : 화이트/블랙

판매처 : 예스24, 반디앤루디스,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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