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적자에 1위업체 선테크 스정룽 CEO도 물러나
중국 태양광 업계가 공급과잉에 발목이 잡혔다.
3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선텍·잉리그린에너지·트리나솔라 등 중국 3대 태양광 업체의 지난 2분기(4~6월) 실적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태양전지 공급과잉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과 순익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선텍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40% 이상 줄었다. 잉리그린에너지는 30% 가까이 감소했다. 잉리는 태양전지 패널을 조립한 모듈 출하량이 전 분기에 비해 13.7%나 증가했지만 매출 총 이익은 4.6%로 전 분기에 비해 3.2%포인트(P) 내려앉았다. 출하량은 늘었지만 순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태양전지 패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중국 업체들이 앞 다퉈 설비를 증강한 탓이다. 스스로 발목을 잡은 격이다.
잉리는 2분기 동안 중국에서만 공장 4곳을 확충, 연간 생산능력을 3% 늘려 2450㎒까지 높였다. 하지만 최대 수요처인 유럽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되면서 6월말 이 회사 재고 규모는 약 6억달러로 전년 대비 50%가량 늘어났다.
3위 업체인 트리나솔라도 재고규모가 4억63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로 확대됐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며 적자규모는 2분기가 가장 큰 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위 사업자인 선텍은 여파가 가장 크다. 지난 7월말 대출 거래와 관련된 사기 피해가 겹치면서 경영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선텍의 2분기 결산 잠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3%가 감소한 4억7100만달러였다. 이 회사는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3월말 부채 비율은 80%를 넘어섰다. 여기에 내년 3월까지 대규모 차입금을 상환해야할 상황이라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달 15일에는 창업자인 스정룽(施正榮)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외 상황도 중국 태양광 업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이 최근 중국산 태양전지를 대상으로 반덤핑 과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한데다 유럽연합(EU)도 반덤핑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태양광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잉리그린에너지의 먀오롄성(苗連生) 이사장은 “태양광 산업 환경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