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온라인몰, `슈퍼 스마트` 검색서비스 `폴라리스` 전면 도입

#. “무말랭이 너무 좋아!” 직장인 A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이 정보가 3초만에 월마트에 수집된다. 5분 후 A양의 남자친구 B군에게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한다. “알림 메일을 신청하셨죠. 곧 A양 생일입니다. 그녀가 방금 전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가 좋다고 SNS에 올렸어요. 하루키의 다른 책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선물하시는 건 어떨까요?”

대체 월마트는 `무말랭이`란 말만 듣고 어떻게 이런 것을 안 것일까. 너무도 똑똑한 이런 서비스가 현실로 다가왔다. 세계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가 자체 검색엔진 `폴라리스(Polaris)`를 개발하고 이번 주부터 자사 온라인 쇼핑몰 월마트닷컴과 모바일 웹·앱에 전면 적용한다고 주요 외신이 2일 보도했다.

자체 연구소 월마트랩에서 10개월만에 개발한 폴라리스에는 최근 월마트가 인수한 코스믹스 등 4개 스타트업 기술이 총동원됐다. 코스믹스의 독창적인 시맨틱 검색 개념 `소셜 게놈(Social Genome)`을 적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시맨틱(Semantic·의미의) 검색은 의역을 하듯 검색어의 `맥락`을 파악해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문제는 맥락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서 동원되는 것이 소셜 게놈이란 개념이다. 이는 간단히 말해 소셜 미디어에서 사용하는 말의 빈도와 관계를 분석, 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가상의 상황에서, 컴퓨터는 A양이 평소 `1Q84`나 `해변의 카프카` 등 하루키 작품을 많이 언급한다는 소셜 게놈을 사전에 축적해놓고 있었다. 그래서 무말랭이를 반찬이 아니라 하루키 소설로 인식할 수 있었다.

구매내역을 반영하는 수준의 검색을 `스마트 검색`이라고 한다면 소셜 게놈은 `슈퍼 스마트 검색`인 것이다. 특히 검색창에 정확한 제품명을 입력하지 않고 모호한 단어를 입력하는 추세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체계적으로 온라인 쇼핑 검색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월마트의 폴라리스 도입은 미국은 물론 글로벌 유통업계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향후 26개국에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폴라리스를 자체 시범운영해본 결과 검색 후 구매 비율이 기존보다 10~15% 높아졌다고 밝혔다. 검색 결과 클릭량은 20%나 늘었다. 검색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다.

경쟁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베이는 2008년부터 개발해온 야심작 `카시니(Cassini)`를 내년 중 출시해 월마트에 대항할 계획이다. 아마존 사진공유 SNS 핀터레스트를 이용한 검색서비스 `핀 포인팅`으로 맞설 방침이다.


※용어설명: 소셜 게놈(Social Genome)=월마트가 개발한 스마트 검색 개념. 범죄현장에 남겨진 머리카락이나 발자국을 통해 범인을 알아내듯, 소셜 미디어에 남겨진 말을 분석해 이용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자주 언급하는 단어나 제품, 인물, 장소, 사건 등이 분석 대상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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