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석탄화력발전

초등학교 시절, 겨울이 다가오는 11월이면 교실마다 어김없이 석탄 난로 설치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교실 한 가운데에 가로, 세로 2m 안팎의 경계선이 그어지고 자리도 바뀌었다. 난로 옆자리 친구에게는 부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30분 먼저 등교하는 조개탄 당번도 정했다.

집에서는 연탄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부모님 당부를 떠올리면서 빨간 불기가 남은 하얀 연탄 위에 다시 새까만 새 연탄을 구멍에 맞춰 얹고 나면 무슨 대단한 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했다.

요즘엔 일상 속에서 석탄을 보기가 쉽지 않다. 간간이 뉴스에서나 여전히 연탄을 때는 서민 생활이 화제로 나올 뿐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여전히 석탄 시대를 산다.

세계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가까이나 된다. 전력 생산의 원료별 구성에서 석탄은 무려 40%를 차지한다. 과거 친근했던 석탄은 발전소로 이동해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우리에게 제공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30여년, 오는 2040년께까지도 석탄이 전기에너지 생산의 가장 중요한 원료일 것으로 전망한다.

시기에 대한 논란은 있어도 화석 연료가 고갈될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아직까지 화석연료를 따라가지 못하고, 원자력발전은 끊임없는 돌출 대형사고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당분간 화석연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고온에서 발전 가능한 `극초임계압(HSC:Hyper Supercritical) 발전기술` 등 석탄 화력발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구가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십수년 전부터 계속돼온 배경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산업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가는 징검다리로서 석탄화력발전의 효율화에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임동식 전국취재 차장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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