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월성 1호기와 울진1호기의 발전정지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과 달리 국내 원전 발전정지 횟수가 주요 원전보유국 대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주요 원전보유국 원전 운영실적 비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전의 발전정지 횟수가 평균 0.3건으로 미국(0.8건), 프랑스(2.4건), 캐나다(1.4건)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원전 정지율은 한 해 동안 원전 1개 호기가 정지를 일으키는 횟수다. 일본은 0.1건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대부분 원전이 가동을 정지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없는 수치다.
이용률은 오히려 앞서고 있다. 최신 집계인 2010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원전 이용률은 91.1%로 미국(89.3%)보다 높았다. 프랑스·일본·캐나다는 70% 안팎에 그쳤다. 원전을 더 오래 가동하면서도 정지일수는 더 적었던 셈이다.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가 가동했던 1978년부터 17건을 기록했던 원전 정지일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1994년에는 0.9건을 기록해 1건 미만의 벽을 돌파했고 2008년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0.5%건 미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원전 정지에 대한 국내 인식은 상당히 민감하다. 신월성 1호기와 울진 1호기 등 사건등급 0등급에 불과한 발전 정지에도 방사능 누출이 언급되며 원전 폐지여론 조성의 명분으로 활용된다. 국제 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사건을 0~7등급까지 나누고 있으며 이중 경미한 고장이 0등급이다.
원전 업계는 국내 원전 중 3등급 이상의 고장이 발생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음에도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수원의 납품비리 사건 등이 겹치면서 원전 정지에 대한 반응이 민감해 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업계 전문가는 “원전 불신감이 커지면서 해외에선 언론 보도조차 되지 않는 경미한 사고가 과대 포장되는 경향이 있다”며 “한수원은 우선적으로 내부 투명성을 제고해 국민신뢰도를 고취하고 발전 정지 오해를 풀어 지금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은 원전 업무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위경영진 외부영입을 시도하는 등 자구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발전정비 부문에서는 설비의 설계·제작·설치 과정을 철저히 하고 정비품질 향상과 인적실수 예방기법을 개발해 오조작과 방심으로 인한 정지 요인을 줄일 예정이다.
설동욱 한수원 홍보실장은 “최근 발생한 원전 정지는 향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차원 조치로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작업”이라며 “국민적 우려를 낮추기 위해 원전 운영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정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데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원전보유국 원전운영 현황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