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주말 완패한 미국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에 오류를 지적하며 이의 제기에 나섰다. 애플과 특허전쟁 판세를 뒤집기 위한 장단기 `시나리오 전략`도 가동했다. 단기적으로 판매금지 후폭풍을 막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롱텀에벌루션(LTE) 특허 경쟁력을 앞세워 애플을 압박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애플에 유리하게 내린 평결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르면 27일(현지시각), 늦어도 이번 주 안이다.
삼성전자는 배심원 평결 과정에서 △일반적인 디자인 속성을 특허로 인정한 근거가 부족하고 △방대한 검토항목에도 평의 시간이 22시간에 불과하며 △난해한 내용에도 배심원이 판사에 전달한 질문사항(note)이 없었던 점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의신청은 최종 판결에 앞서 취해질 애플의 판매금지 공세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애플은 재판에서 언급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20여종과 스마트패드 가운데 판매금지 신청 목록을 확정해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갤럭시S2 제품군이 주 타깃일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는 애플이 판금 신청 목록에 갤럭시S3를 넣을지 주목했다. 애플이 확실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판금 목록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전망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판금 여부가 불확실한 갤럭시S3까지 무리하게 신청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로선 갤럭시S3 포함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금지 상황 자체가 치명적이라고 본다. 삼성전자는 최근들어 매 분기 약 600만대의 스마트폰을 미국에서 판매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3가 판금 목록에서 제외되더라도 나머지 중저가폰 사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법원은 다음 달 20일 청문회를 열어 판매금지 목록 확정안을 논의한다.
삼성전자는 평결과 판매금지 대응과 별도로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애플을 압박할 카드도 마련한다. 지금으로선 LTE 특허 카드가 유력하다.
애플은 다음 달 발표하는 `아이폰5`에 LTE 기능을 탑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최신작 아이폰5를 겨냥해 기존 3G 통신특허를 넘어 광범위한 LTE 통신특허 공세를 취할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미디어와 블로그 등에 올린 공식 입장을 통해 공격적인 대응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종 판결과 여러 재판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