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가 망 개방을 전제로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도입에 나선다.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줄이고 운영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접근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2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SDN 스페셜 콘퍼런스`에서 자사 SDN 전략을 밝혔다.
백은경 KT 유무선네트워크연구소 매니저는 “SDN이 네트워크 매니지먼트 부문 트렌드를 이끄는 것은 분명하다”며 “도입이 매끄럽게 이루어진다면 운영 효율화와 동시에 신규 서비스를 적용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우선 SDN으로 가입자 인증과 서비스 제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비스에지라우터(SER) 등 기존 장비가 담당하는 영역을 SDN 솔루션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모바일 서비스에 SDN을 적용하는 방법도 소개됐다. 이동기 SKT 부장은 통신사업자 세션에서 “SDN 기술이 망에 도입되면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모바일 서비스를 네트워크에서 바로 최적화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며 “통신사나 서비스 제공사가 같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T는 또 기지국 근처에 캐시서버를 두는 모바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로 전송구간 트래픽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노드(라우팅, 캐싱, 스트리밍)` `스마트라우팅매니저` `스마트게이트웨이` 등 가상·지능화 네트워크를 선보였다. 올해 초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KT, SK브로드밴드와 콘텐츠 전송속도를 높이고 네트워크를 단순화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인스트럭쳐(CDNi) 기술도 개발에 착수했다.
우리나라 통신사가 SDN에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기존 장비를 교체해야 하고 표준 기술이 정립되지 않아 아직 실체가 부정확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김태완 LG유플러스 차장은 “SDN이 투자자본수익률(ROI)이 잘 나오긴 하지만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성숙도가 부족하고 표준화 부문도 일관성이 없다”며 “기존 장비 운영 부분도 고민거리라 실제 상용 도입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가 공동주최했다. 양 부처는 앞으로 SDN 과제를 적극 발굴하는 등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현종웅 지경부 PD는 “통신사가 보수적이긴 하지만 망 운영성 향상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SDN은 점차 한계범위를 늘려가며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설명
SDN:기존 하드웨어 장비 중심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가상·지능화하는 기술이다. 컨트롤 부문을 중앙집중 시키고 망을 이용하는 쪽에서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생성해 올릴 수 있게 지원하는 개념으로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 트렌드에서 급부상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