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구글TV 대열에 합류한다. 안드로이드 기반 TV와 셋톱박스로 애플에 대항하는 한편 TV시장 점유율 확대까지 노리는 전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TV 2.0` 운용체계(OS)를 탑재한 TV와 셋톱박스 개발을 마쳤다. 오는 3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2`에 공개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구글TV 제조에 LG전자와 소니, 비지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참여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첫 구글TV는 셋톱박스 형태로 국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가 LG전자 스마트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구글TV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처럼 KT 등 IPTV 서비스 사업자와 손잡는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에서 여러 방송 사업자에 셋톱박스를 공급해온 만큼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PTV 사업자들과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TV 서비스 제휴를 모색해왔다. 스마트TV가 트래픽 과부하를 일으킨다고 주장하는 IPTV 사업자들과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
완제품 TV 형태의 구글TV는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구글TV 1.0 버전 제품을 개발했으나 제품을 판매하지 못했다. 당시 구글이 차별화 기능과 서비스를 상당히 까다롭게 주문, 최종 의견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에 선보인 구글TV 1.0 제품 대다수는 사용이 불편한데다 유력 TV 제조사가 없어 사실상 실패했다. LG전자가 구글TV 2.0 버전을 미국 시장에 지난 5월 출시했고 구글이 한국 앱 개발자를 대상으로 TV용 앱 개발 지원에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이자 삼성도 제품 출시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형태 구글TV의 구체적 출시 국가와 시기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며 “다른 제조사가 내놓는 구글TV와 달리 확실한 부가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니는 이번 IFA에서 구글TV 2.0 버전의 셋톱박스 신제품(NSZ-GS7)을 전시하고 9월 독일 판매를 시작한다. 구글TV는 지난 2010년 첫 출시 후 미국에서만 판매됐으나 이제 유럽 시장에도 나오게 됐다. LG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 출시한 TV 완제품 형태의 구글TV를 IFA에 전시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