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의 맹추격...세계 1위 사진 공급업체 게티이미지의 고민

`게티이미지 마법`의 끝인가. 이달 중순 회사를 33억달러(3조7000억원)에 매각하는 `대박`을 터트린 공동 창업자 폴 게티 회장과 조나단 클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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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디지털 산업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며 회사를 세계 최고로 키웠지만 최근 시대변화에는 좀처럼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995년 설립된 게티이미지는 연매출이 2007년 8억5700만달러에서 2011년 9억4500만달러로 증가했다. 4년 만에 1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소유한 코비스 포토 아카이브 정도를 제외하면 적수가 없다.

비결은 발 빠른 변신이었다. 일찍이 사진의 중요성을 간파한 두 사람은 `규모의 경제` 확보에 나선다. 월마트처럼 대량공급으로 사진 가격을 떨어뜨리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1996년 3000만달러에 토니 스톤 이미지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사진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1998년에는 사진을 디지털 포맷으로 공급하는 노하우를 갖춘 `포토 디스크`를 인수하며 인터넷 시대를 대비했다.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모두가 사진가`라는 인식이 퍼졌다. 그러자 일반인으로부터 사진을 구매하는 전문업체 `아이스탁포토`를 2006년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 업체는 일반인들로부터 사진을 2~3달러에 사들였다. 그 덕분에 연간 15만장 수준이던 사진이 130만장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게티이미지는 현재 연간 3000만~4000만장의 사진을 판다.

게티이미지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AP통신 등 사진을 공급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단가가 하락, 수익률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소셜미디어의 등장이다. 사진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들의 사진 보유량이 급증한 것이다.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이 이 사진을 상업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 평가다. 게티이미지는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등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지역을 개척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조나단 클레인 CEO는 “내가 걱정하는 것은 사진 산업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우리가 거기에 적응할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다음에 올 것이 무엇인지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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