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V 국제표준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자존심을 건 일전을 펼친다.
일본이 주도한 차세대 TV 기술이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하는 초고선명(UD) TV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하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3일 보도했다. ITU는 이달 내 선정 작업을 마치고 각국에 채용을 권장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UDTV 기술은 3300만화소급 초고화질을 자랑하는 것으로 풀HD보다 8배(8K)나 해상도가 뛰어나다. 100인치 이상 초대형 화면에서도 극도로 선명한 화질이 특징이다.
UDTV 국제표준에는 영상포맷과 전송 두 개 부문이 있다. 일본이 선점한 것은 영상포맷 부문이다. 일본은 NHK 방송기술연구소가 1995년부터 기술개발에 들어가 `슈퍼 하이 비전(SHV)`이라는 자체 기술명을 붙일 정도로 UDTV 영상포맷 부문 기술에서 앞서 있다. 우리보다 10년 정도 기술수준이 앞섰다는 평가다. 세계적으로도 달리 대안이 없어 ITU 단일 표준으로 사실상 결론이 났다. 소니, 파나소닉 등이 방송제작장비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한 결과다.
그러나 아직 전송 부문 표준이 남아 있어 KBS를 중심으로 한 한국 진영이 이를 노리고 있다. KBS는 하반기 중 서울 관악산 송신소에 UDTV 송출장비를 구축하고 실험 방송을 할 예정이다. 실험 방송에 필수인 TV 제조기술에서는 우리가 앞서 있어 힘을 합친다면 전송 표준 획득도 노려볼 만하다. LG전자는 22일 세계 최대인 84인치 UDTV를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차세대 방송은 HDTV와 달리 단일 표준으로 가야 불편함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UDTV 전송 부문 단일 표준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