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변호사 한다는 말 "삼성은 아이폰의 열성팬이었다"

최종 판결 남은 특허소송, 마지막 공방전!

“삼성전자는 아이폰의 열성팬(biggest fan)이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경쟁하지 못하게 되자 베끼기를 선택했다.” 해럴드 맥엘히니 애플 측 변호사.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경쟁`이 아닌 `독점`을 원해서다. 거대 사업자가 특허 무기를 앞세워 경쟁을 차단하는 시장이 바람직한가.” 찰스 버호벤 삼성전자 측 변호사.

삼성전자와 애플이 21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소재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에서 최후변론을 갖고 마지막 공방을 펼쳤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아이폰 디자인을 모방해 막대한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디자인까지 애플이 독점권을 주장한다며 특허침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스마트폰을 넘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최대 변수로 떠오른 양사의 특허소송 전쟁 미국편은 이제 최종 판결만을 남겨놓았다.

◇애플 `미국 특허시스템을 지키자`=애플은 예상대로 감성적인 면에 호소하며 미국적인 가치에 주안점을 둔 최후변론을 했다. 자로 잰 듯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운 디자인 특성을 감안해 미국 경제와 감성적인 면을 앞세웠다. 맥엘히니 애플 측 변호사는 “실리콘밸리가 투자를 계속하고 고용을 이어가기 위해 이러한 투자를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심원단에게 “애플을 위한 판결을 내린다면 미국 특허시스템을 다시 한번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영상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커버스토리에 실린 아이폰 사진을 배심원에 보여주며 감성적인 면도 자극했다. 맥엘히니 변호사는 “삼성전자가 아이폰의 모든 것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그간 삼성전자 주요 임원진이 법정에 나오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임원진이 직접 참석해 설명한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가 변호인을 대리 참석시킨 것은 소송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재판 일정이 미국에서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다소 무리해 보이는 주장이다.

◇삼성 `애플이 아닌 미국을 보라`=애플 공세를 예상한 듯 삼성전자도 미국의 가치를 앞세워 반격했다. 버호벤 삼성 측 변호사는 배심원단의 선택이 미국의 시장 경쟁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심원을 설득했다.

그는 “(미국이) 적극적인 경쟁이 펼쳐지는 나라가 될 것인지, 특허무기로 무장한 거대사업자가 경쟁을 차단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배심원단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 미국 기업 애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침해 주장에도 역공을 펼쳤다. 버호벤 변호사는 “휴대폰 발전 과정에서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이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실제로 소비자는 삼성과 애플 제품을 고를 때 디자인을 헷갈려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애플이 정당한 시장 경쟁을 가로막는다”고 거듭 강조하고 “애플의 독점권 주장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남은 절차는=양측 최후변론이 완료됨에 따라 배심원단은 세기의 소송에서 누구 손을 들 것인지를 놓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재판을 주재한 루시 고 판사는 양측 최후변론이 끝난 후 평결지침을 발표했다. 1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낭독에만 두 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할 정도였다.

배심원단은 수십 항목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판사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법원이 그간 재판 일정을 빠르게 진행했기 때문에 금주 내에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과 방대한 검토 항목과 내용의 난해함으로 인해 다음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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