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마커스 푸어만 팀유럽 파트너

“경력보다는 비전이 있는 사람, 10년 이상 함께 일할 수 있는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습니다.”

마커스 푸어만 팀유럽 벤처 파트너가 찾는 창업자의 모습이다. 경험이나 마케팅 역량도 있으면 좋지만, 그보다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결과를 만들어 내는 태도를 중시한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근성`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

Photo Image

독일의 벤처 인큐베이터 팀유럽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경영을 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은 교훈이다. 푸어만 파트너는 팀유럽 벤처 투자 담당 파트너로서 벤처 투자 관련 시장 조사와 투자 결정을 담당한다. 팀유럽이 세운 온라인 주문 배달 서비스 `딜리버리 히어로`의 한국 서비스 `요기요`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벤처 투자를 위한 현황 파악을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가 좋고 티켓몬스터 등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새로운 벤처 생태계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을 몇 군데 만나기도 했다. 아직은 요기요의 시장 안착에 주력하지만, 한국 상황에 맞는 사업 모델과 좋은 인력을 만나면 국내에 추가 투자를 할 계획이다.

푸어만 파트너는 유럽 지역 인큐베이터의 장점으로 풍부한 국제 경험과 네트워킹 역량, 현지 기업에 재량권을 주는 문화를 꼽았다. 그는 “독일이라는 큰 시장을 기반으로 좋은 팀을 구성해 세계 시장을 무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는 노하우가 장점”이라며 “세계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 기업가 친화적 문화를 지녔다”고 말했다. 팀유럽이 설립한 딜리버리 히어로는 현재 10개 국가에 진출해 4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세계 시장 진출을 꿈꾸는 창업자에겐 세계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가 정신을 갖춘 좋은 팀, 숫자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특히 철저히 데이터에 입각한 판단과 평가를 강조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가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카피해 다른 지역에 재빨리 확산할 뿐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푸어만 파트너는 “기업에게 발명(invent)보다 중요한 것이 혁신(innovation)”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기존 사업 모델이나 기술을 새롭게 혁신하며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딜리버리 히어로 역시 이미 있던 온라인 음식 주문을 혁신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역량에 한계가 있는 초기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나 모델에 도전하는 모험을 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그는 “기존 모델 복사에만 신경쓰고 창업자를 무시하는 나쁜 문화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는 장기적 관계를 맺으며 기업가 정신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